베이비붐 세대 은퇴 눈앞인데...반이민 정서에 노동력까지 발목 [위기의 독일 경제 ④]

향후 5년간 200만 숙련노동자 은퇴 앞둬
IMF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 어려울 것”
이민 반대하는 극우 정당 급부상하며
이민자로 노동력 수급하는 것도 난항

인플레이션과 수출 부진 등 독일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들은 단기적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노동력 부족은 장기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독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에너지 가격의 경우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어 2018년 수준으로 내려갔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진정돼 조만간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 경쟁력도 회복되고, 여전히 견고한 자동차 수출 덕분에 무역 흑자도 지난 20년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노동력 부족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고 IMF는 진단했다.

향후 5년 동안 약 20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 숙련된 노동자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독일 인구의 평균 연령은 45세로, 미국(39세) 등과 비교해 높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노동인구(15~64세) 성장률이 2025년에서 2029년 사이에 0.6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의 성장률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G7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은 “독일 경제의 가장 큰 구조적인 문제는 노동자 부족”이라며 “이주 노동자가 없다면 독일 경제는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그동안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해결해 왔지만, 최근 독일 내에서 이민자 범죄가 빈번해지면서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면서 이민을 통한 노동력 수급도 한계에 부딪혔다.


독일 정부는 최근 모든 국경에서 입국자를 검문해 불법 이민을 차단하고 있다.

튀링겐과 작센의 주의회 선거에서 반이민 기조를 앞세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승리한 뒤 발표된 조치다.


부족한 노동력을 고령층과 저숙련 이민자 유입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고숙련 근로자가 부족해진 것도 문제라고 한국은행 미국유럽경제팀도 독일 경제 부진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독일의 고숙련 노동자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인재 유치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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