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국서 팔던 거 가져왔을 뿐인데”…도쿄 한복판 마비시킨 ‘이녀석들’

신세계인터 ‘어뮤즈’ 도쿄 팝업
5000명 입장 접수, 3분만에 매진
30개 유통사 바이어들도 현장 찾아
10~20대 모객·매출 상승 효과에
유통사들 기획전 열고 TF도 꾸려

지난 11일,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어뮤즈 팝업 행사에 참석한 브랜드 모델 장원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어뮤즈]

지난 11일 오전,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가인 하라주쿠는 K뷰티 브랜드 ‘어뮤즈(AMUSE)’의 팝업 스토어 오픈으로 들썩였다.

아침 일찍부터 어뮤즈의 모델인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기다리는 팬들과 팝업 스토어를 체험하기 위해 모인 젊은 고객들로 한 동안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을 외치지 않고선 지나가기도 힘든 상황.
어뮤즈는 팝업 스토어 오픈에 앞서 온라인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정원 5000명이 접수 3분만에 마감됐다.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업계 관심도 뜨거웠다.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500여명과 30개가 넘는 화장품 유통사 바이어들, 10개 매체가 앞다퉈 몰려들었다.


일본에서 K뷰티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어뮤즈와 같이 한국 젊은층 사이에서 이미 검증된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K뷰티의 모객 및 매출 상승 효과를 확실하게 경험한 현지 뷰티 플랫폼과 각종 유통사들은 저마다 인기 브랜드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어뮤즈를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어뮤즈의 올해 상반기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어뮤즈는 작년부터 큐텐재팬과 라쿠텐 등 일본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 특히 대표 제품인 ‘듀 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평과 추천이 이어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지난 8월 출시한 헬로키티 콜라보 한정 에디션은 출시와 동시에 큐텐재팬에서 역대 최대 일매출을 기록하며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어뮤즈는 일본 전역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일본 시장을 겨냥한 특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어뮤즈뿐만 아니다.

다양한 K뷰티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업계에선 일본 내 K뷰티의 인기가 ‘반짝 현상’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이 됐다고 본다.


일례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eBay Japan)에 따르면 지난 9월 큐텐재팬이 진행한 3분기 최대 할인행사 ‘메가와리’에서는 판매 실적(건수) 기준 랭킹 톱100 중 무려 79개가 K뷰티 제품이었다.

심지어 1위부터 10위를 K뷰티 제품이 싹쓸이했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어뮤즈 팝업 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체험해보는 모습. [사진 제공 = 어뮤즈]
특히 전체 랭킹 1위인 ‘VT 시카 데일리 수딩 마스크’와 2위인 ‘아누아 가을밤 세트’, 3위인 ‘넘버즈인 백옥 글루타치온 C 미백 완결 세트’ 모두 CJ올리브영에서 분야별 랭킹 상위권을 휩쓴 인기 제품들이다.

한국에서의 트렌드가 그대로 일본에 전이되고 있는 것.
이에 일본 쇼핑 플랫폼과 유통사들은 너도나도 K뷰티 브랜드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기 K뷰티 브랜드 유치가 10·20대 모객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가 된 까닭이다.

K뷰티의 인기 요인으로는 뛰어난 제품력에 기반한 높은 가성비, 트렌디한 색감과 디자인, 빠른 신제품 출시 등이 꼽힌다.


실제로 일본 3대 버라이어티샵(잡화점) 중 하나인 로프트는 지난 12일 K뷰티 브랜드들로만 꾸린 기획전 ‘K코스메 페스티벌’을 진행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로프트는 이 행사에 무려 105개 K뷰티 브랜드들을 모았는데, 일본에서 단일 국가의 뷰티 브랜드만 모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대상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 도쿄 돈키호테 매장에 K뷰티 브랜드 클리오와 티르티르가 전면 매대에 진열되어 있다.

[김효혜 기자]

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의 뷰티 편집샵 ‘@cosme (앳코스메)’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은 K뷰티 테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고 올 초부터 일본 진출을 노리는 K뷰티 브랜드를 육성·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중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클리오 제품을 판매하는 등 K뷰티 브랜드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선 온라인은 물론 각종 오프라인 채널마다 K뷰티 유치에 열심”이라며 “한국에서 웬만큼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는 이미 현지 제안을 받아 일본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화장품 수출액은 74억 달러(한화 약 10조원)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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