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유럽 ◆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는 실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올해만 세 번째 금리 인하에 지난달 말 이후 내림세를 지속 중인 유로화 가치는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이사회에서 3대 정책금리 모두 0.25%포인트를 인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ECB는 예금금리를 기존 3.5%에서 3.2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3.65%에서 3.4%, 3.9%에서 3.65%로 인하했다.
CNBC에 따르면 2회 연속 금리 인하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 내 경기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ECB가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내는 셈이다.
이날 공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7%로 3년여 만에 처음 ECB 물가 목표인 2%를 밑돌았다.
실물경제 위축에 유로화 가치도 약세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6일 유로화는 1.0861달러로 지난달 25일(1.1132달러) 이후 3주 만에 2.4% 하락했다.
한편 유럽 경제의 저성장 흐름으로 인해 세계 2위 기축통화로서 유로화 위상이 후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무역 거래에서 유로화가 통용된 비중은 28%로 10년 전 37% 대비 오히려 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 지위가 37%에서 44%로 더욱 공고해졌다.
중국 위안화 역시 1%에서 3%로 약진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의 해외무역 거래에서 위안화가 쓰인 비중은 26.5%로 2021년(20%)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위안화 사용을 장려하고 있어 유로화의 글로벌 비중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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