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미국의 선택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표적 친(親)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임기가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의 '후속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세대를 강조하면서 바이든 정부와의 구분점을 찍은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공격적인 선거 전략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선 시) 내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후속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취임하는 모든 대통령처럼 나는 내 삶의 경험과 내 전문적 경험, 그리고 신선하고 새로운 구상을 가지고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새 세대의 리더십을 대표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인 자신에게 덧씌워진 '공동 책임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화당 측에서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바이든 정부 2기'가 될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경력의 대부분을 워싱턴DC에서 쌓은 사람이 아니다"고 말하며 대권에 도전하는 전형적인 정치인들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공화당과 재계의 의견까지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 후보와 TV토론을 하듯 진행자와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진행자는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인 불법 이민자 문제를 소재로 그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폭스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개별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날짜까지 세어 가며 비판했던 매체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것은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유권자들, 무당파 유권자 등으로 지지층 확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지율 상승세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후보로 등판했을 당시에는 '자유'를 강조하는 등 메시지를 던져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이리카운티에서 행한 유세의 절반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썼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른바 '내부의 적' 발언을 두고 "점점 더 불안하다, 제정신이 아니다" 등 표현을 썼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겨냥해 고령 문제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그는 14일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달리 건강 관련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TV토론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14일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30분간 노래만 듣는 상황이 벌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가 괜찮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표현하려 한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판을 이어 갔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플로리다에서 열린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의 타운홀 미팅 녹화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장점을 묻자 "생존 능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생존 능력을 칭찬한 이유로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 경선 때 중도하차한 것을 언급하며 "그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대선후보가 됐다"고 조롱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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