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가 하라주쿠는 K뷰티 브랜드 '어뮤즈' 팝업스토어 오픈으로 들썩였다.

아침 일찍부터 어뮤즈 모델인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을 기다리는 팬들과 팝업스토어를 체험하기 위해 모인 젊은 고객들로 한동안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스미마센(미안합니다)'을 외치지 않고선 지나가기도 힘든 상황.
어뮤즈는 팝업스토어 오픈에 앞서 온라인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정원 5000명이 접수 3분 만에 마감됐다.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업계 관심도 뜨거웠다.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500여 명과 30개가 넘는 화장품 유통사 바이어, 10개 매체가 앞다퉈 몰려들었다.


일본에서 K뷰티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어뮤즈처럼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이미 검증된 브랜드 수요가 급증했다.

K뷰티의 모객 및 매출 상승 효과를 확실하게 경험한 현지 뷰티 플랫폼과 각종 유통사들은 저마다 인기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어뮤즈를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어뮤즈의 올해 상반기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어뮤즈는 작년부터 큐텐재팬, 라쿠텐 등 일본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 특히 대표 제품 '듀 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평과 추천이 이어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로 지난 8월 선보인 헬로키티 컬래버레이션 한정 에디션은 출시 동시에 큐텐재팬에서 역대 최대 일 매출을 기록하며 종합 랭킹 1위를 했다.


현재 어뮤즈는 일본 전역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점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 시장을 겨냥한 특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어뮤즈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K뷰티 브랜드가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선 일본 내 K뷰티의 인기가 '반짝 현상'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이 됐다고 본다.


일례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에 따르면 지난 9월 큐텐재팬이 진행한 3분기 최대 할인 행사 '메가와리'에서는 판매 실적(건수) 기준 랭킹 톱100 중 무려 79개가 K뷰티 제품이었다.

심지어 1~10위를 K뷰티 제품이 싹쓸이했다.

특히 전체 랭킹 1위인 'VT 시카 데일리 수딩 마스크'와 2위 '아누아 가을밤 세트', 3위 '넘버즈인 백옥 글루타치온 C 미백 완결 세트' 모두 CJ올리브영에서 분야별 랭킹 상위권을 휩쓴 인기 제품이다.


이에 일본 쇼핑 플랫폼과 유통사는 K뷰티 브랜드 모시기에 공들이고 있다.

인기 K뷰티 브랜드 유치가 10·20대 모객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가 됐기 때문이다.

K뷰티의 인기 요인으로는 뛰어난 제품력에 기반한 높은 가성비, 트렌디한 색감과 디자인, 빠른 신제품 출시 등이 꼽힌다.


실제로 일본 3대 버라이어티숍(잡화점) 중 하나인 로프트는 지난 12일 K뷰티 브랜드로만 꾸린 기획전 'K코스메 페스티벌'을 진행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로프트는 이 행사에서 무려 105개 K뷰티 브랜드를 모았는데, 일본에서 단일 국가의 뷰티 브랜드만 모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대상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cosme)'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은 K뷰티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고 올해 초부터 일본 진출을 노리는 K뷰티 브랜드를 육성·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하고 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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