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미국의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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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코브에너지 공연예술센터에서 예정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를 앞두고 지지자들이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애틀랜타 최승진 특파원 |
"트럼프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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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서부에 위치한 코브카운티의 작은 도시 매리에타. 이곳에 위치한 코브카운티 선거·투표 등록센터에서는 오후 시간임에도 오가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 선거관리 관계자에게 사전투표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물었더니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수백 명보다는 많고, 몇천 명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최대 격전지 조지아주의 선거 열기를 실감하던 순간이다.
CNN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선거당국은 하루 동안 3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역대 최대 기록(종전 기록은 2020년 13만6000명)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조지아주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포인트 차 승리를 안겨주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0.2%포인트 차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조지아의 159개 카운티 중에서도 코브카운티는 가장 관심을 받는 곳으로 꼽힌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던 흑인 남성들의 민심 이반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흑인 주민이 많은 조지아에서도 코브카운티는 유색인종 비중이 높다.
2020년 기준 코브카운티 투표자들의 인종 구성은 흑인 30%, 히스패닉 14%, 아시안 6%로 유색인종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이곳에서 만난 흑인 남성들의 '민심 이반'은 실제로 확인됐다.
흑인 남성 리엄 윌리엄스 씨(39)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고 생활비도 오르면서 삶이 너무 힘들어졌다"며 "이런 상황을 도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나는 절대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모든 것을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흑인 남성 제임스 존슨 씨(45)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는 불법적인 이민에 대해 통제하겠다는 것이고 합법적인 이민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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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와 대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애틀랜타 시내에서 만난 40대 흑인 남성(익명 요구)은 본인은 아직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를 점쳤다.
그는 "여성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이 나라가 아직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경제 분야에서는 당연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는 경험이 있고, 비즈니스맨 출신이기에 경제를 더 잘 다룰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시 40대 흑인 남성 콜린 씨는 "어차피 흑인에 대해서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신경 안 쓰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투표소 인근에서 만난 흑인 여성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샬럿 씨(34)는 "트럼프에게는 여성의 권리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하는 말은 온통 거짓말뿐"이라고 강조했다.
올리비아 스미스 씨(54)도 "트럼프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코브카운티의 코브에너지 공연예술센터에서 유세에 나섰다.
연설 예정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이었지만 3시간 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몰려들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공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을 야외에서 대기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길 건너편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틀며 집회를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팁 면세·초과근무 면세 등 흑인 유권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공약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규모 선거자금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머스크가 지난 7~9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아메리카PAC'에 7500만달러(약 102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전했다.
[애틀랜타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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