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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한강 세빛섬 '무드서울'에서 열린 롯데백화점의 블라인드 와인 시음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와인 점수를 공개하는 모습 롯데백화점 |
서울 한강 세빛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블라인드 와인 시음회가 열렸다.
이른바 '서울의 심판'이다.
국내외 와인 전문가들이 모여 신상품 와인 70여 종 중 최고의 와인을 가려냈다.
지난 4일 롯데백화점은 국제소믈리에협회와 함께 한강 세빛섬 레스토랑 '무드서울(Mood Seoul)'에서 최고의 와인을 선발하는 블라인드 콘테스트를 열었다.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미국 와인을 대상으로 열었던 블라인드 시음회인 '파리의 심판'의 한국 버전이다.
국내 대형 와인 수입업체 8곳이 아직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신상품 레드와인과 스파클링와인을 각각 최대 5종씩 출품했다.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롯데칠성음료, 신세계L&B,
국순당,
나라셀라, 신동와인,
CSR 등이 참여했다.
고물가 상황과 대중적인 접근성을 감안해 출품 와인은 판매가 10만원 이하로 정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세계적으로 와인을 대중화한 만화 '신의 물방울'의 작가 아기 다다시(Agi Tadashi·필명) 남매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중민 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 국내 최대 와인 아카데미 '와인 비전'의 방문송 원장 등 총 11명이 심사를 맡았다.
와인 심사는 스파클링·레드 순서로 진행됐다.
사전 심사를 거쳐 올라온 각 12병씩 총 24병이 대상이었다.
주종별로 후보작을 6종씩 두 차례에 나눠 마시고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 합산하는 방식이다.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고 합산해 신중을 기했다.
스파클링 와인 1위는 호주의 피노누아·샤르도네·피노므니에 와인 '브라운브라더스 프리미엄 뀌베 NV'(
금양인터내셔날)가 차지했다.
130년 전통의 호주 유명 와이너리 브라운 가문이 샴페인과 같은 프리미엄 양조 방식으로 만들었다.
안중민 소믈리에는 "부드러운 질감과 신선한 과실, 브리오슈(빵) 풍미가 균형 잡힌 와인"이라고 평했다.
레드와인 1위는 미국의 '본테라 에스테이트 콜렉션 까베르네 쇼비뇽'(아영FBC)에 돌아갔다.
지속가능 농법을 사용해 양조용 포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곳이다.
아기 다다시 남매 중 누나인 기바야시 유코는 "프리 사이즈의 트렌디한 벨벳 재킷처럼 어떤 음식과 상황에서도 잘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아기 다다시 남매는 "10년 전과 비교해 한국의 와인 시장이 놀랄 만큼 변하고 성장했다"며 "단순 출품 행사가 아니라 축제 방식의 와인 시음회라는 점에서 일본 와인업계가 배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스파클링와 레드와인 각각에서 최종 우승한 2종의 와인은 오는 12월부터 롯데백화점 와인 매장에서 국내 유통사 최초로 판매를 시작한다.
경민석 롯데백화점 소믈리에는 "정체된 국내 와인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블라인드 시음회로 찾아낸 숨은 보석 같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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