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취소 여파에 따른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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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나스닥 [EPA = 연합뉴스] |
국내 증권사를 통해 미국 주식을 낮에도 거래할 수 있는 주간 거래(데이마켓) 서비스가 당분간 전면 중단된다.
지난 5일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이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인 증권사 19개사는 당분간 서비스 제공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소 수십만명으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지난 5일 거래취소 사태가 벌어진 후 현재까지 29개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에 대해서는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오는 16일부터는 블루오션과의 협의에 따라 전 종목에 대해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었다.
다만 투자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금융투자협회의 중재에 따라 재개 시점을 무기한으로 미루기로 한 것이다.
이날 협회는 19개 증권사를 대표해 블루오션에 시스템 장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송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블루오션이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한 상황”이라며 “다만 또 다른 주문접수 중단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16일부터 주간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블루오션은 미국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문이 몰리자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 45분 이후 들어온 모든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기존 주간거래 서비스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5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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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진 = 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거래 중단은 아시아 투자자가 주요 고객인 블루오션 거래시스템이 주문량 폭증 탓에 처리한도를 초과해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문 취소 결과 주간거래 주식매매로 생긴 손실과 이익 모두 말소처리됐다.
주간거래 취소 조치에 따른 처리 작업이 길어지면서 미국 주식시장 장전 거래(프리마켓)도 지연됐다.
장전 거래는 서머타임을 적용 중인 현재 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10시 30분까지인데,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날 저녁 8시 이후에야 장전 거래가 시작됐다.
예고없는 서비스 중단 탓에 매매 시기를 놓쳐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취소된 주간거래 규모는 약 9만개 계좌에서 총 6300억원에 달한다.
관련 민원도 지난 7일까지 109건이나 금감원에 접수됐다.
현재 금감원은 증권사와 투자자 사이의 자율 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중단은 현지 ATS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일방적인 거래 취소로 발생했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의 귀책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거래를 재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었던 점, 거래중단에 대한 위험성을 투자자에게 사전에 알렸는지 여부 등 증권사 책임을 따져볼 부분도 있는 만큼 우선 자율적으로 투자자 불만에 대응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2월부터 블루오션과 계약을 맺고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이 서비스는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오버나이트(Overnight) 세션’을 지원할 수 있는 업무를 승인받은 ATS만 가능한데, 현재 승인을 획득한 ATS는 블루오션이 유일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TS 한 곳이 국내 투자자의 전체 거래물량을 처리하는 상황”이라며 “경우에 따라 또다시 거래중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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