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담보비율 면제·증안펀드 조성···과거 증시폭락때 당국이 꺼낸 정책 카드는

전세계 증시 급락한 코로나 펜데믹 당시
주식 신용거래 담보비율 유지의무 한시 면제해
비율 120%로 하향·반대매매 날짜 유예 조치 적용
10조원 규모 펀드 조성·공매도 금지도 잇따라
“외생변수 취약한 국내 증시 체질개선 필요”

대화하는 최상목 부총리와 박춘섭 경제수석
(서울=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2024.8.6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근 연일 급락세를 이어갔던 국내 증시가 6일 진정되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변동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힘든 만큼 또다시 ‘패닉셀’이 재발할 경우 금융당국이 증시 안정을 위해 꺼낼 수 있는 정책카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거시경제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당국은 일단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당분간 24시간 시장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과거 코로나 팬데믹 당시 도입됐던 각종 대책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2020년 3월 당시 금융위원회는 주식 신용거래 담보 비율 유지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대책을 도입했다.

통상 ‘빚투’라고 불리는 주식 신용거래시 투자자는 증권사에게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는데, 이때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통상적으로 140%의 담보비율을 요구한다.


만약 주가가 떨어져 이 비율이 140%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들은 1~2거래일 후 해당 주식을 투자자의 동의없이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그 결과 주가가 또다시 추락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만큼 당시 금융당국은 시장안정조치의 일환으로 이 신용거래 담보 비율 유지의무에 대한 비조치의견서(노 액션레터)를 발급했다.


이에 맞춰 당 증권사들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 반대매매 날짜를 1~2일 유예하거나 담보유지 비율은 120~125%로 하향조정하고, 주당 단가 할인율을 축소해 반대매매 수량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향후 하락장이 반복될 경우 이같은 반대매매 관련 대책이 최우선으로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증시 급락에 주요 증권사의 담보부족 계좌가 한달사이 두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담보 부족 계좌는 1만7000개로 한달전인 7월2일 8953개 대비 89.88% 늘었다.


팬데믹 당시 당국이 내놓은 또다른 카드는 증권시장안정기금펀드(증안펀드) 조성도 있다.


증시가 하락할때 자금을 투입해 주가를 부양하는 증안펀드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부터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지금까지 경기침체기 총 4번 조성됐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때도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가 조성된 바 있다.


다만 인위적인 주가 부양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실제 증안펀드가 증시에 투입된 것은 지난 2008년 1차례 뿐이라 향후 하락장 국면이 재발한다고 해도 실제 가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과거 금융당국이 도입한 증시안정 대책 중에는 공매도 금지도 포함돼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당초 6월말 까지였던 공매도 금지 기간을 불법 공매도를 잡아낼 전산시스템이 완성되는 내년 3월말까지로 확대한 터라 현재 기준에서는 추가 대책으로 고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주가 급락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중동지역 불안 같은 외부 변수에 지극히 취약한 한국 증시의 약점이 또다시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근본적인 증시 체질 개선이 없다면 또다시 같은 하락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정부가 개최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주요 참석자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 한국 자본 및 외환시장 체력 강화와 대외 안전판 확충을 위한 과제를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