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 충격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 선을 넘어섰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대출 잔액 64만7200달러 이하인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지난주 6.01%로 집계됐다.

전주 5.94%에서 소폭 상승했다.


조엘 칸 MBA 이코노미스트는 "30년 고정 모기지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6% 벽을 넘었다"며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신청량을 측정하는 지표인 MBA의 시장종합지수(MCI)가 전주보다 1.2% 하락한 255로 집계됐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이는 1999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에는 MCI가 707.9였다.


주택 매수를 위한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29% 급감했다고 CNBC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주택 부문 전반에 걸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까지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6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신규 주택 건설 척도인 주택 착공 건수도 지난달 줄어들었다.

미국이 겪은 12차례의 경기 침체 가운데 9차례에서 주택 경기 침체가 선행됐던 만큼 연준의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고 CNN비즈니스는 분석했다.


시간이 갈수록 주택 시장에 부는 냉기는 강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측하기도 한다.


주택 시장 둔화세가 두드러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집값 추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온라인 거래 플랫폼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집을 팔기 위해 내놓은 매도 희망자 5명 중 1명이 도중에 가격을 더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를 정확히 예측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야후파이낸스에 "주택 시장이 재앙이 아닐 수 있지만, 재앙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미국 주택 거래량이 최악의 경우 현재보다 30% 이상 감소하고, 주택 가격은 10~1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에 드리우는 그림자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요국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히라타 히데아키 호세이대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며 "2023년과 2024년에 글로벌 주택 시장이 동시에 침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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