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추락'에 신동빈 롯데 회장, 순혈주의 깼다…쇼핑·백화점 대표에 홈플러스·신세계 출신 영입

【 앵커멘트 】
재계 5위 롯데그룹이 유통 부문 대표에 사상 첫 외부 영입 인사를 기용하는 등 전례 없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순혈주의 성향이 짙은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 대표에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신세계 출신을 선임할 정도로 신동빈 회장의 쇄신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평가인데요.
이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롯데그룹의 임원인사는 순혈주의 타파와 외부인재 수혈로 요약됩니다.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과 호텔·서비스 부문 대표가 전격 교체되면서 그 자리를 외부 영입 인사가 채웠습니다.

롯데그룹은 오늘(2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인사안과 조직 개편안을 처리했습니다.

그 결과 유통BU(Business Unit)를 이끌어왔던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신임 롯데쇼핑 대표에는 30년간 P&G에 몸담았던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가 내정됐습니다.

김 신임 대표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P&G 대표를 역임했으며 이후 2014년까지 아세안 총괄 사장을, 2016년부터는 홈플러스 사장을 역임한 글로벌 유통 전문가입니다.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20년 가량 신세계에 몸담았던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가 내정됐습니다.


정 대표는 1987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20년 이상 신세계에서 일했으며 롯데에는 지난 2019년 영입됐습니다.

또한 롯데그룹은 신사업 전문가인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호텔롯데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순혈주의와 보수 인사 성향이 짙은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 대표에 외부 출신 인사가 기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롯데그룹이 이 같은 파격 인사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을 만회할 동력을 찾지 못한 데 따른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로 경영 타격을 입었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롯데만 유일하게 회복이 더딘 실망감 또한 강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BU체제를 도입 5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BU체제를 식품·쇼핑·호텔·화학 등 산업군(HQ·HeadQuarter) 체제로 바꿔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기존 순혈주의를 깨고 혁신 카드를 꺼내든 신동빈 회장의 이번 결단이 롯데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 ses@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