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역대 최다…강남권 129만 원·강북권 117만 원

[사진: 부쩍 늘어난 월세 거래, 연합뉴스 제공]


전셋값 급등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월세 난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를 뜻합니다.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통튼 전체 월세 거래량은 아직 이달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지난해 1∼11월 월세 거래량(5만4천965건)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1∼11월 기준으로 전체 월세 거래는 2011∼2012년 2만5천 건대였다가 2013∼2014년 3만 건대, 2015∼2019년 4만 건대로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 처음으로 5만 건을 넘어서면서 종전 최다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지난달(5만4천762건)에 5만 건을 돌파하며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졌습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는데 최근 월세 거래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날 기준으로 올해 1∼11월 월세 거래 비중은 36.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직전 1∼11월 최고치는 2016년의 34.7%였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낮아 중산층과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금천구의 경우 올해 들어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천18건으로 폭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말까지의 월세 거래량(504건) 대비 4배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금천은 올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월세 비중(59.1%)이 전세 비중(40.9%)보다 높은 곳입니다.

지난해까지 금천구에서 월세 비중이 30%를 넘은 적은 없었습니다.

이처럼 월세 거래가 폭증한 것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뒤 전셋값 급등세가 지속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최근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전세자금대출까지 막히면서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전세가 더욱 요원한 상황이 됐습니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치솟아 월세 세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달 123만4천 원을 기록해 지난해 10월(112만 원)보다 10.2%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80만2천 원으로 80만 원을 돌파하며 1년 전 대비 상승률이 12.5%에 달했습니다.

강남권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종부세 부담 탓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월 임대료를 세금이 오른 만큼 최대한 높여서 받으려고 한다"며 "조세 부담 전가가 시간문제인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월세 세입자"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월세라도 받아 종부세를 내자는 생각으로 월세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가뜩이나 임대차3법과 저금리 등으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데 점차 전세의 종말이 오고 월세가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