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는 금소법 희생양?…아우성 치는 업계 "못 해먹겠다"

【 앵커멘트 】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여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험 비교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한 선택에 내몰리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자칫 보험시장의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맴돌고 있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5년 창업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보맵'.

그동안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고객에 필요한 보험 분석부터 가입까지 한번에 가능한 기능을 제공해왔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9월부터는 상담원 전화 연결 단계가 추가되는 서비스 개편을 맞았습니다.

또 다른 인슈어테크 기업들 역시 보험 추천 서비스는 중개에 해당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관련 서비스 축소를 결정했고,

이 여파로 금소법 시행 전과 비교해 서비스 이용자가 3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인슈어테크 업계 관계자
- "저희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거든요. 저희는 어떻게든 개선을 해서 서비스를 이어나가게 됐으면 상관없는데 어쨌든 법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니까 지금 관련된 서비스를…"

이에 금융 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인슈어테크 기업들을 구제한다는 방침입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사업을 허가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달입니다

심사부터 의결까지 통상 석 달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12월로 예정된 마이데이터 시행일까지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인슈어테크 기업들 가운데는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감축하며 비용절감에 돌입한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인슈어테크 업계 관계자
- "마이데이터 사업 자격을 따고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사실 생각보다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근데 또 데이터 수집해서 서비스를 하려면 제대로 된 상품을 추천해야겠죠. 그거에 대해서 이제 가이드를 명확하게 하고, 그 부분들이 아직은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추천하는 행위 자체가 중개다 보니까…"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칫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인슈어테크 생태계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오프라인 보험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 중이지만 혁신을 추구했던 당초 사업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인슈어테크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성희활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금융 소비자 피해가 어느정도 발생하는지 그 부분이 좀 명확하게 조사, 검토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법정 정의도 없는 ‘중개’라는 개념을 가지고 이거 중개니까 너네가 못한다, 이런 식이니까 좀 과잉 규제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꼽히는 인슈어테크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호준입니다. [nadaho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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