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재개방을 앞두고 시험 운용 중인 방콕 수완나품 공항 입국장. 2021.10.27, AFP=연합뉴스 제공]
동남아시아가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닫혔던 국경 문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방합니다.

관광업이 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은 만큼, 코로나19로 곤두박질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관광업 되살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는 재개방이 다른 나라에 뒤쳐질 경우, 관광객 유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동남아 각국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가장 대규모로 국경을 재개방하는 국가는 태국입니다.

내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46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방문객들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합니다.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구비한 뒤 태국 도착 후 호텔에서 하루 또는 이틀간 머물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자유롭게 태국을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태국이 너무 늦게 재개방에 나서면 해외 관광객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재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84%로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이달부터 이미 재개방의 시동을 걸었고, 11월에는 이를 더욱 확대합니다.

코로나19를 관리하며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8월부터 시행 중인 싱가포르는 이달 중순부터 미국과 영국 등 10개국과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진행 중입니다.

내달 8일에는 호주와 스위스가 그리고 15일부터는 한국이 '무격리 입국 국가' 리스트에 각각 추가됩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뒤질세라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시험적 재개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레이시아는 내달 15일부터 휴양지 랑카위섬을 외국인에게도 시험 개방합니다.

레이시아 정부는 3개월간의 랑카위섬 시험 개방 결과를 토대로 다른 관광지 개방 여부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베트남도 내달 2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방문객들에게 푸꾸옥섬 등 일부 관광지를 시험 개방합니다.

입국시 7일간 격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베트남뉴스통신(VNA)은 지난 28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는 해외 방문객들은 격리할 필요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14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해 18개국의 백신접종 완료 외국인 관광객에게 발리, 빈탄, 바탐섬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도 백신 접종 완료자들을 대상으로 해양 스포츠 명소인 시아누크빌과 코롱섬을 비롯해 리조트 지역인 다라 사코르를 다음달 30일부터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 최소 5일간 머물고 추가로 검사를 받은 뒤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이와 달리 필리핀과 미얀마, 라오스 등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많거나 쿠데타 등으로 인해 아직 재개방을 진행할 준비가 안 된 상태입니다.

여행분야 전문가인 페어 앤더슨은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모든 (아세안) 국가가 다른 국가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으며, 많은 관광 장관들은 그들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동료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는 올해에도 해외 관광객에게 문을 열지 않는다면, 관광산업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동남아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12.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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