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없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초래할 수도"…엇갈리는 평가

존 컨리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부총재는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14일(현지시간) C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컨리프 부총재는 5년간 160억 달러(약 12조5천억 원)에서 2조3천억 달러(약 2천723조 원)로 커진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 속도를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비유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컨리프 부총재는 가상화폐가 기존의 것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과잉대응해서는 안 되지만, 금융시스템에서 아무런 규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도 빠르게 커지기에 규제당국의 대응 속도에 따라 위험의 강도가 결정되는 만큼 위험을 관리하고 회복력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 규제당국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가상화폐 대다수가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가격변동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 대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전 세계 규제당국이 가상화폐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관리하기 위한 규제에 대해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를 시급한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2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업체인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UWM)는 가상화폐 결제를 허용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습니다.

UWM은 지난 8월 업계 최초로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비용 증가와 규제 불확실성 확대, 수요 부족 등을 감안해 가상화폐 결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NBC 방송은 이번 UWM의 사례는 많은 투자자가 가상화폐를 대체화폐가 아니라 투자자산으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가상화폐가 가치를 가지고 있으나, 원유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에너지 주간 행사에서 가상화폐가 지불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지만, 가상화폐를 통한 원유거래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중간)와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오른쪽)

미국 월가의 라이벌 은행 모건스탠리와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놓고 엇갈린 평가를 했습니다.

14일 미국 경제 매체 마켓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제임스 고먼 CEO는 가상화폐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라고 긍정적으로 진단했지만,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CEO는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은 금을 대신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평가되며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뛰어든데다 미국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조만간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4만3천 달러 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30% 가까이 상승하며 5만6천∼5만7천 달러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limj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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