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자동차업계의 생산 차질을 야기한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내년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 경영진들은 그동안 반도체 부족 현상이 연말이면 완화될 일시적인 문제라고 말해왔지만, 이젠 극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구조적 대격변'이라는 견해가 부상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습니다.

실제 아시아에서 반도체 조립·테스트 병목현상이라는 새 난관도 떠올랐습니다.

대만의 TSMC와 같은 대형 반도체 제조사가 반도체를 제조하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업체들이 이를 조립·검사하는데, 이 지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립·검사업체들은 마진이 작기에 쉽게 생산능력을 늘리지 못하고 설령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생산량을 늘리기까지 9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차량에 많이 쓰이는 반도체가 반도체 제조사들이 기피하는 저사양·저마진의 마이크로컨트롤러라는 점도 반도체 부족 현상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사들이 그동안 발표한 4천억 달러(약 475조 원)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 중에 마이크로컨트롤러와 관련된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IHS마킷은 이런 요인을 감안해 최근 내년도 전 세계 차량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전망(8천260만 대)에서 약 7천410만 대로 약 10.3% 낮췄습니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올해 세계 자동차업계 매출 손실액을 기존 추정치 1천10억 달러에서 2천100억 달러로 배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부족의 부정적 영향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3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10월 1일 발표됩니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콕스 오토모티브, 에드먼즈, JD파워/LMC 오토모티브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1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에드먼즈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3분기에 각각 31.5%, 29.3%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에드먼즈의 임원 제시카 콜드웰은 "전체 미국 자동차업계가 엄청나게 변동성이 큰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GM은 이날 멕시코 라모스 공장에서 쉐보레 생산 중단을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9월 3일과 7일을 포함해 총 5일간 쏘나타와 싼타페, 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limj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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