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현대차 캐스퍼, 현대자동차 제공]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성과물인 현대차 캐스퍼가 본격 출시를 앞두고 초기 흥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그동안 침체했던 국내 경차 시장도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캐스퍼는 23일 기준으로 약 2만5천 대가 사전 예약됐습니다.

캐스퍼는 사전 계약 첫날인 14일 1만8천940 대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였던 베스트셀링 모델 그랜저(1만7천294 대)를 가볍게 제치고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 생산 물량이 사실상 완판된 셈입니다.

위탁 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연말까지 1만2천 대, 내년부터 연간 7만 대 이상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캐스퍼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탄생한 현대차의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자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경차로, 현대차가 국내에서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첫 차량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날인 14일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예약 신청이 폭주한 상황에서 직접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이용섭 광주시장도 23일 캐스퍼 구매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처럼 캐스퍼가 인기를 끌며 그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경차 시장도 활기를 띨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아 모닝과 레이, 한국GM 스파크 등 국내 경차 판매는 6만664대로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고, 8월에는 작년보다 39.2% 급감한 5천130대에 그쳤습니다.


국내 경차 시장은 연비와 성능, 디자인 등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에 1가구 2차량 보유자가 늘며 소위 '세컨드카'로 경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012년엔 판매량이 20만 대를 웃돌았습니다.

당시 경차는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17.3%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는 가격 경쟁력 상실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한 투자·생산 위축 등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차량의 고급화·대형화 선호 현상이 심화하며 작년(9만7천343 대)에는 10만 대 미만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올해는 캐스퍼의 합류로 10만 대 회복도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아직 사전 계약 단계인데다 취소할 경우 계약금(1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어 사전 계약 물량 중 어느 정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처음에 800만 원대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경차치고 다소 높은 가격대로 책정된 만큼 가격도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캐스퍼의 가격은 기본 모델 스마트가 1천385만 원으로, 이는 시작가가 977만 원인 스파크와 비교하면 400만 원 가량 비싸고, 모닝, 레이와 비교해도 100만∼200만 원 가량 비쌉니다.

이에 따라 경차 시장 전반의수요 증가를 끌어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현대차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급에서 선보이는 모델"이라고 내세울 정도로 경차의 혜택과 SUV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만큼 새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나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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