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 급랭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서 쓰려고 비축 중인 원유를 시장에 풀기로 했습니다.
중국 국가양식·물자비축국은 어제(9일) 오후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사상 처음 경매 방식으로 민간에 비축 원유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식·물자비축국은 "(비축 원유를) 주로 정련 일체화 기업에 공급함으로써 생산 기업의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양식·물자비축국은 민간에 공급할 원유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전략 비축유는 미국 정부의 전략 비축유와는 달리 그간 민간에 공급되는 일이 없어 이번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가장 극적인 원유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은 원유,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중국 경제 전반에 큰 부담 요인이 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중국의 8월 작년 동기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9.5%로 2008년 8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특히 석탄 채굴(57.1%), 석유·천연가스 채굴(41.3%), 석유·석탄 가공(35.3%), 화학섬유 제조(24.0%) 등의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 고공 행진은 높은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많은 중국 중소기업에 특히 큰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인민은행의 재대출 규모를 3천억 위안(약 54조 원) 추가로 늘려 지방 소재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대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작년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완연히 벗어나는 듯했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 코로나19의 산발적 재확산 등 요인이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회복 동력이 급속히 약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limj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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