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개사 임단협 마무리…이제 반도체 수급난 타개 의무 '산 넘어 산'

[사진: 야적장 가득 채운 완성차들, 연합뉴스 제공]

국내 완성차 업계 5개사가 모두 추석 전에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파업 리스크를 날렸습니다.

현대차가 여름 휴가 전 임단협을 타결한 데 이어 한국GM, 기아, 르노삼성도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매각이 진행 중인 쌍용차는 12년째 분규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완성차 5개 업체는 '고질병' 이었던 노사갈등을 이겨내고 생산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부터 업계를 괴롭혀 온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의 가동률을 지난달 100% 정상 가동하다 이달 50%로 다시 줄였습니다.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도 절반만 가동 중입니다.

정상 가동 중인 곳은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뿐입니다.

GM 본사는 이미 북미의 대부분 공장에서 추가 감산에 들어갔습니다.

다음 주 GM은 인디애나주 포트 웨인과 멕시코 실라오 공장을 멈추기로 하는 등 이달에 북미 8개 공장의 생산을 멈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상반기 8만여 대 생산 손실을 입은 한국GM은 노조의 쟁의 없이 추석 전 임금협상을 타결하며 한시름 놓는 듯 했지만,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며 안도하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대작이었던 2022년형 볼트 EV와 볼트 EUV가 GM 본사의 리콜 결정에 따라 국내 출시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르노삼성차도 마음을 놓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임단협 교섭을 1년여간 끌어오며 올해만 무려 205시간 파업을 단행했지만, XM3 유럽 수출이 차질없어야 한다는 점에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어제(3일)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르노삼성차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르노삼성차는 상반기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문을 닫은 적은 없었지만, 결국 지난 7월 부산공장을 이틀간 멈추면서 수급난 장기화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한 '맏형' 현대차와 10년 만에 무분규로 교섭을 끝낸 기아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동남아 지역 봉쇄로반도체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와 해외 판매가 1년 전보다 각각 6.5%, 7.8%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