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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구 연극·뮤지컬·영화 `흥행 3연타` 날리다
기사입력 2020-12-0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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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연출이 김광석 노래를 바탕으로 직접 쓴 뮤지컬 `그날들`이 충무아트센터 상연되고 있다.

`그날들` 포토존 속에서 포즈를 취한 장유정 감독. [한주형 기자]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린 공연·영화계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연출가가 있다.

연극, 뮤지컬에 이어 영화계에서도 흥행 신화를 쏘아올리고 있는 장유정 감독(44)이다.

올 2월 개봉한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는 관객 150만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금은 그가 연출한 연극 '더 드레서'와 뮤지컬 '그날들'이 서울 정동극장과 충무아트센터에 나란히 걸리며 호평받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최악 상황에서도 공연계와 영화계를 종횡무진하며 흥행 3연타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영화는 이제 제 손을 떠났고, 연극과 뮤지컬이 동시에 들어갔다"며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두 달 동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두 아이에겐 "나도 비교하지 않을 테니, 너희도 다른 엄마랑 비교하지 말라"고 일찌감치 선언한 터다.

어깨를 덮은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항상 숏컷을 했는데, 2년 전 올림픽을 치르면서 머리를 기르게 됐어요. 그런데 머리를 감고 말리는 시간이 30분은 걸리더군요. 30분은 제게 엄청 긴 시간인데, 머리 감는 시간도 하루 플랜에 넣죠."
하루를 굉장히 치열하게 사는 데는 2018년 평창올림픽 폐막식 연출이 계기가 됐다.

그는 "하루를 잘사는 게 중요하더라. 그러니까 올림픽도 끝나더라"며 "하루를 대충 살면 그게 모여서 결국 어딘가 모르게 꼬인다"고 했다.


장녀 특유의 성실성과 책임감뿐만 아니라 장르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사고로 작년엔 포니정 혁신상마저 받았다.

"이것저것 하는 저를 세상이 드디어 인정해준 것 같아 정말 기뻤어요. 한 장르만 고집하면 깊게 가는 게 분명히 있지만 저에겐 영화나 다른 부분에서 느끼는 외부적인 자극이 굉장히 커요. 여러 장르를 섭렵한 것이 제 성장과 발전의 밑거름이 됐죠."
올림픽 같은 메가 이벤트는 사실 공연과 영상의 접목이다.

공연을 펼쳐놓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TV에 송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둘을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이 국내에는 많지 않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002년 직접 쓴 대본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갖고 작가로 데뷔했으며 이 극으로 2005년 뮤지컬 연출가로도 데뷔했다.

이듬해 자신의 인도 여행기를 토대로 한 '김종욱 찾기'를 다시 연출하며 공연계 스타 연출가로 우뚝 섰다.

2010년엔 영화화까지 성공했다.

"당시 영화를 위해 공연계를 떠났는데 주변에서 엄청 뜯어말렸죠. 양립할 수 없는 분위기였어요. 근데 공연만 해서는 먹고살기 힘들었어요. 제 연봉이 150만원이었으니까."
영화로 데뷔하던 2010년 그해 그는 상업영화를 내놓은 유일한 신인 여성 감독이었다.

지금은 영화와 공연계에 '제2 장유정'을 꿈꾸는 여성 연출가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공연계 시장이 연간 4000억원으로 커지면서 연출이 많이 필요해진 측면도 있어요. 또 옛날에는 여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선택·판단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죠. 지금은 많이 증명됐어요."
뮤지컬 '그날들'은 안무팀과 무술팀 등 네 팀이 가동되고 있다.

그는 "팀별로 연습하고 그것들이 도킹될 때 처음 판단과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그때마다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며 "좋은 연출은 1+1을 3으로 만드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장르별로는 어떻게 다를까. "영화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거리이자 변수가 가장 많아요. 매 촬영마다 새로운 시작이죠. 연극은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줘야 합니다.

뮤지컬은 도약이 많고 훨씬 자유롭죠. 음악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판타지라 관객과 거리가 있는 게 뮤지컬입니다.

"
연출작 대부분은 자신이 직접 쓴 대본이 바탕이다.

"오래 전에 누군가 제게 이런말을 했어요. 자기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시대가 온다고. 어렸을 때부터 유일한 오락이 독서였고, 대학 다닐 때도 일기 쓰듯 틈만 나면 글을 썼죠."
장유정 작품엔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지는데, 고향 여수의 공기가 젖어든 까닭일까. "사실 여수 바닥을 벗어나는 게 제 꿈이었어요. 산업단지의 비슷한 대기업 사택에서 자란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곳엔 획일화를 강요하는 문화가 있어요." '한비야'를 꿈꿨던 개성 많은 소녀가 귀가 닳도록 들었던 말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다.

오죽했으면 엄마는 최근에야 "너 때문에 어깨 펴고 살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절 누르는 힘이 엄청나 그걸 뚫고 싶었어요. 작은 결핍은 큰 동력이 되더군요."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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