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체내 면역시스템을 조절하는 '면역치료법'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호흡기질환연구센터 연구팀이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환자 1천99명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면역시스템을 관장하는 'T세포(T림프구) 결핍증'이 관찰됐습니다.

특히 이 T세포 결핍증은 환자의 상태가 나쁠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연구팀은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환자, 산소호흡기가 필요했던 환자, 사망자 환자 등의 입원 당시 평균 T세포 수가 1㎣당 700개로 정상인(1천500∼4천개)의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중국 우한시 통지의대 연구팀도 '랜싯 호흡기의학'(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52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후향적으로 관찰한 결과, 4주 내 사망한 환자군(32명)의 T세포 수가 생존한 환자군(20명)에 견줘 상대적으로 더 적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T세포는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동물모델에서는 T세포 수가 충분하면 이런 사이토카인 폭풍을 발생시키는 염증세포들을 조절해 치명적인 면역반응 불균형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T세포 조절 등 방식으로 체내 면역을 활성화하거나 과도한 면역을 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T세포를 증식시키고, 지속해서 기능하게 해주는 단백질(하이루킨-7)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하겠다며 식약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 회사는 말기 암 환자에게 하이루킨-7을 고용량으로 투여한 결과, 사이토카인 과다발현 없이 T세포 수를 효율적으로 증가시켰다는 논문을 임상 신청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밖에 새로운 면역치료법으로는 회복된 환자의 혈장 등을 주입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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