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우한 폐렴' 비상령 선포…SK·LG 등 기업 중국 출장·항공사 운항 '올스톱'

【 앵커멘트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첫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을 넘어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네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무엇보다 우리 기업들이 우한 폐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령을 내렸습니다.
이명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공항 입국검사대를 통과합니다.

열이 나는 탑승객을 구별하기 위해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까지 동원됐습니다.

중국에서 발병한 '우한 폐렴' 공포가 번지며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외국인 접촉이 많은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하늘길 차단에 나섰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부터 주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도 장자제·린이 등 중국행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티웨이항공도 중국노선 스케줄 조정에 들어간 상황.

여행객들이 먼저 중국행을 취소하는 경우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한 여행사에 따르면, 연휴 전 중국행 여행상품의 취소 건수는 약 4천 건을 넘어섰고, 취소율은 전년 대비 20% 급증했습니다.

'우한 폐렴 공포'에 비상이 걸린 건 항공·여행업계 뿐만이 아닙니다.

발원지인 우한에 공장을 둔 SK종합화학과 포스코 등은 주재원 10여 명을 모두 귀국시키거나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이에 앞서 우한시 지역의 출장을 금지했던 LG전자와 한화그룹 등은 28일부터 출장 제한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넓혔습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태스크포스를 꾸려 위험단계별 방안을 수립하는 등 우한 폐렴 피해 최소화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온라인과 편의점 등에서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가글 등 위생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0일부터 일주일 간 마스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었고,

손 소독제와 가글용품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우한 폐렴 여파가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대응 마련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방지를 위해 208억 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또 30~31일 이틀에 걸쳐 우한에 체류하고 감염 증세가 없는 국민을 이송하기 위한 전세기를 띄울 방침입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우한 폐렴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한 상황 보고서를 발간하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처럼 우한 폐렴 공포가 거세지면서 중국과 우리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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