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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괌서 발진 폭격기 비용도 청구…韓 "SOFA 개정없인 안돼"
기사입력 2019-1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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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제3차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차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18일 열렸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한 한미 대표단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양국 대표단은 19일까지 이틀간 본격적인 의견 조율에 나선다.


특히 이번 회의는 미국 측 고위 관료들이 월초 대거 방한해 방위비 분담에 대한 국내 여론을 탐색하고 돌아간 뒤 처음 열리는 것으로, 미국 측 대표단 입장이 다소 변화했을 수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드하트 수석대표는 이번 회의에 앞서 지난 5~8일 비공식 방한해 의회, 언론 관계자 등 다양한 여론을 듣고 돌아갔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도 비슷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적정한 방위비 규모 등을 물은 바 있다.


미국은 내년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47억달러(약 5조470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난데없는 '50억달러' 요구로 미국 국방부 관리들도 군색한 논리를 짜내느라 분주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부터 정교한 논리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액을 산출한 게 아니라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에 따라 항목을 끼워 맞추기 식으로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 주한미군이 아니라 '용병' 되나
결국 미국 당국이 짜낸 아이디어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직접 비용뿐만 아니라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간접 비용 등을 포함시켜 '광의의 안보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이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청구서에는 B-52 전략폭격기 등이 한반도에서 안보 활동을 위해 전개할 때 드는 비용, 약 9개월 단위로 미국 본토에서 주한미군으로 배치되는 6000~6500명 규모의 기갑여단에 대한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의 각종 수당과 군무원·가족 지원 비용 등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의 이러한 협상 전략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도 한국을 동맹국이 아닌 거래 대상으로 보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 협정과 협상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SOFA 개정 필요한가
SOFA는 '주한미군의 관할권에 대한 한국과 미국 간 협정'을 뜻한다.

SOFA에서는 주한미군의 용지·시설은 한국 정부가, 미군 주둔 비용은 미국이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SMA는 이 SOFA에 예외를 둔 것으로, 주한미군 경비의 일부를 한국이 분담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미국과 맺은 어떤 협정도 주한미군 외 미군 비용에 대해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만일 미국 요구가 관철되려면 한미 양국이 SOFA와는 별개의 비용 분담 협정이 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의 증액 요구는 현행 SMA 틀 안에서는 부담이 불가능하다"며 "SOFA를 개정하든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든지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미국 요구는 기존 SOFA나 SMA의 틀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기존 협정 틀 안에서 합리적 수준으로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추구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 양국 정부 전략은
이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분담금 수준에서 연내에 협상을 타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SOFA에 준하는 새로운 협정을 만드는 데 있어 국민 여론 수렴이나 정치권과 조율 없이 타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협상팀은 가능한 높은 수준의 금액을 불러놓은 뒤 연내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우리 정부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전략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반해 우리 정부는 가급적 시간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신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은 처음에 세게 지르고 나중에 줄여 받는 식"이라며 "내년까지 시간을 끌며 계속 검토해 나가면 미국이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분담금 규모는 기존 SMA 틀 안에서 수용 가능한 최대 액수인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20억달러는 주한미군의 전체 주둔 비용 추산액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분담금 규모는 20억달러 이하로 책정될 것"이라며 "SOFA 개정 등의 문제는 협상이 종결된 다음에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 일본·독일은 어떻게 할까
미국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는 지난 15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도 기존 규모의 4배인 80억달러의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8일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독일 국방장관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첫 번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협상팀의 '연내 시한' 제시와 맞닥뜨렸지만 2021년 3월 협정이 만료되는 일본은 내년께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독일 등 나토 회원국은 시한이 따로 없는 협정을 맺고 있다.


[연규욱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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