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의문 제로페이 ①]정부·지자체, 제로페이에 사활…주요업체 불참에 '김 샜다'

【 앵커멘트 】
정부와 지자체가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제로페이' 사업을 곧 시작하는데요.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주요 업체들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박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는 소상공인들의 결제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소상공인간편결제, 일명 '제로페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5일 기준 참여 신청을 한 곳은 우리은행기업은행 등 금융회사 18곳과 네이버, 페이코 등 전자금융업자 10곳 등 총 28개사.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앱을 통해 소상공인 가맹점 QR코드를 스캔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계좌에서 곧바로 소상공인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신용카드사나 밴사 등을 통하지 않아 수수료가 낮은 편.

전년도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 원 이하는 0%, 8억~12억 원은 0.3%, 12억 원 초과는 0.5%가 적용됩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특별시장(지난 3일)
- "(수수료) 0%대의 제로페이를 금년 내로 도입해서 서울 98만, 전국 570만 소상공·자영업자들을 누르는 그 무거운 결제수수료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드리겠습니다."

일각에선 전자결제 흐름상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수료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깎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한 발 물러섰습니다.

▶ 인터뷰 : 홍종학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지난 3일)
- "일부에서 제로페이를 '관제페이'라고 우려 섞인 말씀을 하시는데요. 정부는 단지 제도적 애로사항이나 불합리한 규제를 해결하는 간접적인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 스탠딩 : 박상훈 / 기자
- "정부와 지자체는 제로페이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최대 간편결제 플랫폼인 카카오페이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카오페이는 "제로페이를 기존 사업과 병행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아 시범사업에 불참하게 됐다"며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비씨카드도 당초 참여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제로페이 계좌이체 방식이 자신들의 구상과 다르다며 포기했습니다.

오는 17일 첫발을 떼는 제로페이. 경쟁력 있는 민간 사업자들이 속속 이탈하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