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지주사간 지배구조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요.
최고경영자의 연임을 놓고 당국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김용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십니까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어떤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 건가요?
【 기자 】
네, 최근 불거진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갈등의 핵심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입니다.
금융지주들이 특정 대주주가 없다보니 현직에 있는 CEO가 본인의 영향력을 활용해 계속해서 연임을 하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작심 비판에 나서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습니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최종구 / 금융위원장
- "금융지주회사의 CEO는 특히 은행권의 경우에는 지배구조의 특성상 일반회사와 구분이 되고 CEO 선임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한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해당 CEO가 본인의 연임에 큰 영향력을 스스로 행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가 논란의 중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
최 위원장은 또 "CEO가 자기와 경쟁할 수 있는 유력 후보들을 인사조치해서 대안이 없게 만들어놓고 자기 혼자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CEO로서 중대한 책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직에 있다는 이점을 이용해 경쟁자를 사전에 정리하고, 회장후보 추천 과정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문제를 지적한 겁니다.
여기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까지 지배구조 비판에 나서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한 개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최 원장은 "전반적으로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있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발견됐다"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물론 CEO승계 프로그램도 형식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최종구 위원장과 최흥식 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잇따라 금융지주사의 CEO 승계를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에는 뭔가 의도도 있어 보이는데요.
특정 금융지주사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겠죠?
【 기자 】
네, 최종구 위원장이 '셀프 연임'에 대해 작심발언을 한 이후 특정 금융회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최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금융회사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내년 3월 연임을 앞두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윤종규 회장은 연임 과정에서 김옥찬
KB금융 사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함께 후보군에 올랐는데요.
계열사 대표인 나머지 두 후보가 후보직 제안을 받자마자 사퇴하면서 단독 추천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경쟁자가 없어질 상황을 만들어 연임에 성공했다는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부합하는 상황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3연임을 앞두고 있어 이를 사전에 막으려는 금융당국의 의지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에 대한 강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과도한 개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요.
관치 우려도 나온다고요?
【 기자 】
네, 금융당국은 원칙적으로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진 구성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지배구조에도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금융당국의 무리한 개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특히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위원회에 현직 회장이 포함돼 연임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는데요.
KB금융지주의 경우를 보면 최 원장의 말처럼 계열사 CEO후보군을 관리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 회장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지주 회장이 계열사CEO 후보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위해 당연히 참석을 해야 하는 위원회인거고요.
계열사CEO가 아닌 지주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에는 제외됩니다. 실제로 현직이던 윤종규 회장은 지난 지배구조위에서 빠졌습니다.
하나금융도 비슷합니다. 회추위 명단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포함돼 있지만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면 제외됩니다.
이처럼 금융당국의 지적이 현실과 조금 다르다는 점에서 무리한 트집잡기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CEO를 압박해 교체한 과거 정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하나금융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며 과거 관치금융이 되살아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 앵커멘트 】
결국 관치든 아니든 CEO의 경영실적과 원만한 경영이 관건일텐데요.
그럼 두 회사의 올해 경영실적은 어떤 상태인가요?
【 기자 】
네, 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지주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7천억 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60% 이상 증가했습니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비은행 부문의 이익 증가로 실적 개선에 성공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차지했습니다.
하나금융도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조5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5년 안에 최대치입니다.
올해 3분기만에 벌써 지난해 연간 실적인 당기순이익 1조3천억 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측면에서는 경영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금융회사의 잘못된 경영 승계는 비판해야겠지만 민간 기업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용갑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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