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생명보험협회와 보험연구원이 28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개최한 '4차 산업혁명과 인슈어테크 활용' 세미나에서 해외 보험회사의 인슈어테크 활용사례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박소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사물인터넷은 보험회사에 가장 필요한 종류의 데이터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며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건강보험과 집보험 애완동물 보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슈어테크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보험의 개념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 교수는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데이터는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문자를 하는지 등 운전자의 정보를 전달해 준다"며 "하지만 이는 보험사가 아닌 자동차회사나 통신사가 지닌 정보"이기 때문에 보험사의 역할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물인터넷이 보험중개업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플랫폼만 제공해 주면 각각 위험을 공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 교수는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를 이해하고 산업 변화를 선도하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생태계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보험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내 보험산업의 대응현황을 분석하고 국내외 활용사례를 통해 향후 개선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주제발표에 나선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이 보장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며 해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했습니다.

황 연구위원은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하면 보험 소비자에 맞는 개별화된 상품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 소비자들의 보장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상품과 서비스의 융합으로 산업분야 간 활동경계가 불분명해짐에 따라 보험업 인가와 업무범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보험업에 대한 인가를 업종 중심에서 기능 중심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타 타카시 후코쿠생명 보험금부 부장은 사람과 AI의 조합을 강조했습니다.

후코쿠생명은 인원 감축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직원을 대신해 보험금 지급 사정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만으로는 병원 기록과 복용 의약품 등 정보의 분석을 실수 없이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고 평가됐고, 일정 영역은 사람과 조합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생명보험협회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험금 지급산정이나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의 조기 도입을 추진해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갑 기자 / gap@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