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월28일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와 관련한 결의안 초안에 대해 표결을 진행했다. 초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통과되지 못했다.
프랑스, 영국, 미국이 공동 기초한 초안은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 진행을 골자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초안에 거부한 후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 주재 영국 대표는 “러시아가 결의안 초안에 거부한 것에 깜짝 놀랐다.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도 의아스럽고 실망스럽다”고 발언했다. 미국과 일본 대표도 영국 대표의 발언에 맞장구를 쳤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상주 중국대표는 이례적으로 약 7분간에 걸친 발언으로 이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중국의 화학무기 문제에서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다. 우리는 모든 국가, 모든 기구, 어느 누가 어떤 상황에서도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하고,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모든 행위는 처벌해야 한다고 결연히 주장한다. 중국은 과거 타국의 화학무기 사용의 피해자이므로 중국은 어떤 국가보다도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모 국가가 과거 이른바 ‘대규모의 살상 무기를 보유했다’는 것을 구실로 전쟁을 발발해 중동국가에 큰 재난을 초래했고, 오늘날까지도 이들 중동 국가들은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역사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는 걸 피하기 어렵다. 안보리가 방금 표결한 결의안 초안은 각 측의 이견이 존재하는 조사 결론에 기반한 것이며 안보리 회원국 간에 심각한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표결에 부쳤다. 이런 행동은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되고 제네바 평화회담과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십초 남짓한 마지막 발언에서 그는 아예 원고도 보지 않고 “관련 국가는 중동과 시리아가 어떻게 오늘날의 국면에 이르게 되었는지? 다른 국가들은 또 거기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것이 명예스러운 일인지, 어떤 것이 불명예스러운 일인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말로만 ‘국민’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지극히 허위적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류제이 대표의 최근 발언은 확실히 시간이 긴 편이었다.” 유엔문제연구 전문가인 정치룽(鄭啟龍) 외교학원 교수는 외부의 질책이나 이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중국 대표는 구체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분석해 즉시에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의 중동문제에서의 각축전이 날로 심각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중국 대표가 유엔에서 중국의 입장을 밝히고 분쟁에 답변하는 모습이 앞으로 점점 더 많이 외국의 시야에 잡힐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류 대표의 반박은 중국 여론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그의 이치에 맞고 근거 있는 강경한 발언에 지지를 보냈다. 한 웨이보 네티즌은 “당당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책임 있는 대국의 행동이다!”라고 포스팅했다. 아울러 이는 또한 중국 네티즌의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을 유발시켰다. 한 네티즌은 “중동은 일부 대국의 놀이터가 아니므로 소란을 피워서도 안되고 싸움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