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회장, 인도 방문…"시장 선제 대응"
2024-04-25 13:59 입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를 방문해 중장기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습니다.

오늘(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시에 위치한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현대차·기아의 업무보고를 받고 양사 인도권역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이어 정 회장은 중장기 전략의 실행 주체인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갖고, 직접 소통했습니다.

정 회장이 제안한 타운홀미팅은 현대차 장재훈 사장, 인도아중동대권역 김언수 부사장 등 경영진들과 400여 명의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개최됐습니다.

정 회장이 해외에서 직접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타운홀미팅은 인도 전 지역 직원들로부터 취합한 질문과 현장 즉석 질문들로 진행됐습니다.

인도에 대한 비전 등 사업 현안에 대한 질의부터, 정 회장의 일상 관련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나와 예정시간 보다 연장됐다는 설명입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이며,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인도의 다양성에 주목하고 "다양성은 우리의 큰 힘이 될 수 있으며, 다양성을 조화롭게 융합시켜 창의성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인도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이뤄낸 성공요인에 대한 질문에 인도 고객들의 신뢰와 현지 직원들의 헌신, 현대차의 기술력 등을 꼽았습니다.

정 회장은 "인도 국민들의 성원과 사랑이 없었다면 달성할 수 없었던 결과"라며 "인도 자동차 시장의 우호적 여건과 현대차의 소형차에 대한 전문성과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며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대차그룹에서 인도권역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권역 중 하나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세계 경제 침체와 공급망 대란 등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창출했다"며 "경제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인도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 중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간다는 비전도 밝혔습니다.

인도 전기차 사업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정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고 구상을 말했습니다.

이 외에 정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SNS 활용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도 답변했습니다.

2026년 인도진출 30주년을 맞는 현대차는 '모빌리티 혁신기업, 그리고 그 너머'를 목표로 2030년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인도 주요 자동차 브랜드로 성장한 기아도 '기아 2.0' 전략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150만대 생산 체제 구축,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및 전동화 생태계 조성, SUV 리더십 강화, 인도 문화를 고려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생산능력을 확충합니다.

현대차는 푸네(Pune)에 20만 대 이상 규모의 신공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아도 올해 상반기에는 생산능력이 43만1천 대로 확대됩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에 위치한 푸네공장은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했으며,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20만 대 이상 생산이 가능한 거점으로 설비 개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천 대)과 푸네공장을 주축으로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기아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동화도 본격화합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인도 첫 현지생산 전기차를 선보이며, 인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본격적으로 대응합니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현대차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2030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합니다.

기아도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도 병행합니다.

최근에는 양사가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Exide Energy)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도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현지화해 가성비가 중요한 인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현지 전동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사회적 책임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2006년 인도권역 사회책임 재단인 HMIF(Hyundai Motor India Foundation)를 설립, 운영하는 등 인도 진출 이후 사회적 책임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숲·수자원 보호를 위해 나무 8만 그루를 심고, 공장 노후 물품들을 책걸상으로, 지역사회 쓰레기를 바이오가스와 전기로 업사이클링 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이동식 진료소, 이동식 과학도서관 운영, 인도공립직업학교 지원, 장애인 인식 개선 등의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기아는 지난해부터 인도 현지 판매 거점을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개선하는 '그린 워크숍(Green Workshop)' 프로그램을 시행 중입니다.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최대 80%까지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11kW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마련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최대화합니다.

또 플라스틱 폐기물의 유해성을 알리고, 식목을 통해 황무지를 복원하는 프로젝트와 함께 인도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진현진 기자 / 2j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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