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대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 은행 3개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넉 달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3곳의 4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37조2천718억 원으로, 3월 말(36조1천439억 원)보다 1조1천279억 원 늘었습니다.
인터넷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월(+1조1천916억 원), 2월(+6천580억 원), 3월(+8천114억 원)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최근 넉 달째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3천917억 원으로, 3월 말(703조1천937억 원)보다 8천20억 원 줄었습니다.
이는 올 1월(-1조3천634억 원)부터 2월(-1조8천522억 원)과 3월(-2조7천436억 원)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줄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인터넷 은행의 경우 특히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대출이 증가하면서 여신 규모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고신용자를 상대로 영업하는데 올해 들어 자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신용자 대출 수요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반면 생활비 목적의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는 꾸준히 유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바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작년 말까지 이 비중이 각각 17.0%, 16.6%를 기록해 목표치에 미달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을 끌어올려 최근 20%대로 올라섰습니다.
작년 말 이 비중이 23.9%였던 토스뱅크는 최근 33%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인터넷 은행이 '첫 달 이자 지원' 등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제2금융권 중저신용자들의 대환(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다수 유입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넷 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평균 5∼10%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공급하고 있어, 그동안 2금융권에서 10%대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중저신용 고객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은행이 올해 들어 여신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성장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1분기 토스뱅크는 개인 사업자 대출인 '사장님 대출'을,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새롭게 선보인 뒤 공급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