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관계자, "WMD·미사일 `동결`에 우선순위"
2019-02-22 08:43 입력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상에 정통한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21일(현지시간)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freeze)'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두 명의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컨퍼런스콜을 갖고 WMD 동결과 함께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이해, 협상 진전을 위한 로드맵을 도출하는 것이 이번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라는 점을 공개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4시간30분에 걸쳐 실무협상을 진행한 직후에 이뤄진 브리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실무협상 뒤 본국에도 협의 내용을 즉각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동결'이란 북한이 핵물질 생산과 핵무기 개발은 물론 미사일 개발, 화학무기 생산 등을 모두 멈추는 것을 뜻한다.

일단 북한의 WMD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뒤 순차적으로 폐기와 반출 등을 추진한다는 중장기적 전략인 셈이다.


비핵화에 대한 공통 개념을 도출한다는 계획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동안 미북 양측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 3항은 '한반도의 비핵화'였다.

북한이 현존 핵무기만 폐기한다는 것인지, 미래의 생산능력까지 모두 포기한다는 것인지 명확치 않았다.

또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고 있는 핵우산까지 모두 철폐하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인지도 모호했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며 "하지만 우리가 대화를 하는 이유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북 협상은)물론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위한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궁극적 목표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북제재가 유지될 것이란 점을 밝히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미국은)모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아직까지 미국측 제안에 대해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의 결심에 따라 파격적 수준의 인센티브 조치를 마련해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위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단계적(step-by-step)인 조치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신속하고 아주 큰 걸음(very big bites)으로 움직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측 상응조치를 잘게 쪼개 장기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과는 다소 결이 다른 얘기다.

미국이 일괄타결이 아니라 동시적·병행적 협상으로 선회하긴 했으나 가능하다면 몇 번의 '굵직한 합의'로 협상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조절 발언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우리에게 최대한 진전을 이루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들 관계자는 이날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이번 회담 의제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날 컨퍼펀스콜에 참여한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이번 협상의 주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른 관계자 역시 "실무협상에서도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선 정상회담, 확대회담, 식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7~28일 이틀로 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현재 스케줄로 볼 때 27일에는 만찬 정도만 이뤄지고 실질적 회담은 28일 하루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무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오후 하노이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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