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 구매하면 규모가 커지고 가격 협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 주요 협력 대상 분야로 에너지, 반도체 소재 등을 꼽으면서 이처럼 강조했다.

최 회장은 29~30일 진행된 닛케이의 제30회 '아시아의 미래'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최 회장은 에너지 협력 분야 중 수소 기술 공동개발, 에너지 저장시설 공동이용 등을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염두에 둔 듯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붕괴되고 경쟁의 규칙이 바뀌었다"며 "한일 양국이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면 여러 비용을 낮춰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HBM은 제조 난도가 높아 장비나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일 반도체 기업 간 생태계도 통합하고 싶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6세대 HBM4 양산에 들어가 HBM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간접 출자 중인 일본의 세계 3위 낸드 플래시 생산업체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전략적 형태로 접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키옥시아는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56%, 도시바가 41%를 출자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일본 법인인 SK재팬을 설립했다.

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 SK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일본 기업과의 협업이나 투자, 영업을 추진하기 위한 창구를 일원화한 것이다.

그는 "SK 제품의 성장을 위해 일본 기업과의 더 깊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일 관계에 대해 "양국에 중요한 해이며, 좋은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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