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하락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칼라(Collar)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박선규 블랙보드자산운용 대표는 "변동성이 큰 종목의 경우 칼라 전략을 활용하면 위험을 통제하면서도 상승 여력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4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칼라 전략을 적극 활용해 넷플릭스, 테슬라 등 기술주 투자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칼라 전략은 주가의 하방을 보호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옵션 전략이다.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주가 하락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콜옵션을 매도했기 때문에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다.
블랙보드운용은 이 전략을 활용해 지난해 변동성이 컸던 기술주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박 대표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애플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최대 12.9%까지 하락했으나 칼라 전략을 적용한 덕분에 하방을 -3.4%로 제한했다"며 "이후 주가가 12.2% 반등한 후 매도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보유한 테슬라 역시 주가가 단기에 23%까지 급락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칼라 전략을 통해 2.6% 하락으로 방어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11.6% 수익을 기록한 후 매도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칼라 전략을 활용하면 하락률 대비 상방이 매력적으로 나오는 구간이 생긴다"며 "단기 변동성이 오더라도 주식을 더 많이 편하게 보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미국 주식은 한국처럼 상한·하한 제한폭이 없어 급등락이 잦기 때문에 칼라 전략이 더욱 유효할 것"이라며 "주가가 지속 상승한다면 구간을 재설정해서 추가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보드운용은 지난달 17일 '
CSF(칼라 스트래티지 펀드)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상장했다.
이 펀드는 미국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칼라 구조를 접목해 손실률 하단을 3% 내외로 설정하고 연 15% 안팎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블랙보드운용은 올해 팰런티어, 메타, 테슬라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칼라 전략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 기술주에 조정이 발생했지만 AI 섹터는 장기적으로 여전히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는 AI 기업들의 저변이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정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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