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거래소 이사장 기자간담회 유감, 팩트 틀린 자화자찬”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주장 정면 반박
“정통 경제관료 출신임에도 안일한 인식”

11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하고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호평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14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정 이사장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그룹(JPX) 최고경영자로부터 자본시장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지난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밸류업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자사주 매입·소각도 역사적으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배당 성향도 상당 부분 상향조정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해외에서 한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존재감이 없는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정 이사장의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저평가 해소와 밸류업의 핵심 이슈인 주주권리·투자자 보호·이사회 독립성·자본비용·자본배치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정 이사장의 취임(2024년 1월 15일) 이후 1년간 코스피가 약 3% 하락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계산에 따르면 한국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오히려 낮아졌다”며 “올해 1월 기준 PER은 8.4배고 PBR은 0.96배로 지난해 4월에는 각각 11배와 1.1배로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거래소가 밸류업 정책을 홍보하는 동안 국내 증시는 후퇴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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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한국 증시가 투자자 신뢰를 잃은 이유는 중복상장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시장가치를 전체 시가총액을 나눈 값)은 18%로 미국(0.4%), 중국(2.0%), 일본(4.4%), 대만(3.2%)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앞장서야 할 정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자회사의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과 투자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면서 일본에서 거버넌스 개혁을 주도하는 투자은행(IB) 출신 야마지 최고경영자와 비교해 정 이사장의 자본시장 이해도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포럼은 “상장회사 수만 늘리는 데 집중해 왔던 거래소 정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상장기업 숫자만 늘리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 이사장이 MSCI 선진지수에 편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데 대해선 “MSCI EM(신흥시장)에서도 10% 미만으로 비중이 떨어졌는데 헛된 선진지수 편입을 논할 것이 아니라 EM지수에서 대만부터 따라잡기 위한 현실적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어떨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주주권리·투자자 보호·이사회 독립성은 중점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기준에 반영돼 있다”며 “중복상장에 대해서는 지난 2022년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 이사장이 언급한 ‘물적분할은 기업활동’이라는 발언은 기업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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