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달러화 강세와 소비 호조로 미국의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시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만큼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대미 흑자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상품+서비스) 적자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9184억달러(약 1330조원)로 나타났다.

특히 상품 수지 적자는 1조200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상품 적자를 낸 요인은 수입 규모다.

지난해 미국의 수입액은 4조1100억달러로 전년 대비 6.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수출액이 3조1916억달러로 3.9%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수입액 증가폭에 미치지 못했다.

달러 강세로 해외 수입품에 대한 구매력이 확대되고 미국 경제 호조로 소비 자체도 늘어난 것이 적자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통화 약세를 겪은 타국은 미국산 수입 여력이 줄어들면서 수출 증가폭이 수입액만큼 늘어나지 못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타국은 미국 제품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제조업체들은 강달러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자동차·부품·엔진 부문 수출액은 되레 줄었다.

전년 대비 108억달러(약 15조6000억원) 감소한 것이다.


교역 국가별로 보면 상품 무역 기준 미국의 최대 적자국은 중국(2954억달러)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EU(2356억달러) 멕시코(1718억달러) 베트남(1235억달러) 아일랜드(867억달러) 독일(848억달러) 대만(739억달러) 일본(685억달러)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다.

한국은 660억달러를 기록해 9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문제 삼고 있는 만큼 대미 흑자를 올리고 있는 국가들과 미국 간 무역 마찰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무역정책학 교수는 "무역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 '적색 깃발'을 흔드는 것과 같다"며 "미국 무역 파트너들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그의 의지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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