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이 세계경제포럼에서 기술전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세계가 다시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간 규제에 집중했던 유럽이 반성의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또한 미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중국과 인도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단골 참석자인 신 부회장은 스위스 다보스 현장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올해 다보스포럼은 어느 해보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며 "그간 규제로 일관했던 유럽은 자각과 반성을 통해 규제 완화와 기술력 제고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중국과 인도의 투자 기류에 대해 경계감을 피력했다.

신 부회장은 "포럼에 참석할 때마다 인도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며 "올해는 더 많은 부스와 기술 기업들이 자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참여가 줄었다는 의견이 있지만 기업 부문에서는 경쟁적으로 네트워킹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 부회장은 "포럼에 참석한 산업계 관계자들이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 화학 기업의 참여를 원하고 있다"며 "글로벌 밸류체인이 급변하고 탈탄소 전환에 따른 세계 각국의 규제 정책 수립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더 적극적인 소통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해서는 긍정적 요인으로 받아들였다.

신 부회장은 "모든 문제를 기회 요인으로 보려 한다"며 "당장 전기차 수요가 줄더라도 장기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은 자동차산업의 전략 거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기회 요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경제계 리더 100인에 선정돼 국제비즈니스위원회에서도 활동 중이다.

그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미팅에서 산업의 지속가능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AI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에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동반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활동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구촌이 힘을 합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GPAP(세계 플라스틱 행동 파트너십) 세션에 참석한 그는 "연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4억t에 달하고, 폐기량은 3억t으로 추정되는데, 단 9%만이 재활용되고 있다"며 "유엔 플라스틱 협약에 따라 생산, 폐기, 재활용에 있어 새로운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지속적 협업과 집단지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플라스틱 문제는 단일 조직이나 산업에서 해결할 수 없으며,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협업과 파트너십 구축이 절실하다"며 "공공과 민간의 합의, 조정을 통해 재활용 콘텐츠 할당량 도입 등 유연한 접근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 세션은 유엔환경계획(UNEP)이 주관하는 행사로, LG화학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현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선도 화학 기업 10여 개사로 구성된 협의체(GIC)에 참여해 기술 개발과 파일럿 테스트, 공장 설립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다보스(스위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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