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단지 도서관은 몇 평이야?”...한강 열풍에 ‘이 아파트’ 확 떴다는데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후
곳곳 독서 열풍 조짐 보이자
대형도서관 갖춘 신축 재조명

수백평 넘는 거대 규모에
교보문고 큐레이션 서비스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3차 내 도서관 [사진=현대건설]
한강 작가의 책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엿새만에 100만부 넘게 팔리며 독서 열풍 조짐이 불고 있다.

이에 규모나 책 소장 권수 면에서 대형 서점 못지 않은 아파트 단지 내 구비된 도서관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건설사들은 대형 서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주민들을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단지 내 도서관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022년 8월 국내 양대 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자이 아파트 약 35개 단지에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 큐레이션은 전문가가 독자의 특성 등을 고려해 주제를 선정해 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GS건설은 단지 내 설치된 작은도서관에 제공되는 서비스로 최초에 2000권이 먼저 제공되고, 이후에 1년에 500권씩 추가로 입주민의 취향에 맞춰 추가로 책이 제공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 책 등 최근 베스트셀러 뿐만 아니라 인문, 과학, 경제 등 입주민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간을 매년 제공하는 방식이다.

향후 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지 내 도서관으로 가장 호평을 받는 단지 중 하나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다.

지난해 3월 준공된 이 단지는 3375가구로 세대가 많은 점을 고려해 자이 아파트 중 단지 내 도서관으로 가장 크게 지어졌다.

면적은 약 135평(445㎡) 규모이고, 소장하고 있는 책도 현재 7000권 가량이나 된다.

앞으로도 약 1000권이 더 제공될 예정이다.

자이 S&D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를 통해 아이들이 편하게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도 많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내 도서관 [사진=GS건설]
GS건설 관계자는 “입주민에게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취향에 맞춘 큐레이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교보문고와 협업을 통해 단지 내 도서관에 도서를 공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서점 아크앤북과 협업한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힐스테이트 레이크송도 3차, 디에이치아너힐즈,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등이 단지 내 도서관으로 입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북카페와 도서관, 독서실을 포함한 규모가 400평에 달해 입주민들이 여유롭게 이용하기 좋다.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즈 한 입주민은 “아파트 단지 내 북카페가 내겐 위안이고 천국과 같다”며 “북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내게 허락된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느낀다”며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단지 내 도서관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09년엔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건설 시에, 2014년부터는 500가구 이상 공동주택 건설시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설치가 의무화된 지 약 15년 안팎이기 때문에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만 갖춰진 시설이다.


단지 내 작은 도서관이 단지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시설이 되며 건설사들도 이 공간을 이색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수주 당시 조합에 ‘선셋 라이브러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아파트 옥상에 조성을 계획한 이곳은 한강과 도시를 내려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상했다.

또 외부에 설치된 선셋 테라스에서 야외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 활동도 가능하도록 계획됐다.


한편 단지 내에 ‘공공 도서관’이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용인 처인구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엔 용인시의 17번째 공공도서관인 ‘남사도서관’이 함께 들어섰다.

용인 한숲시티가 68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메머드 단지인 만큼 도서관도 지하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져 단지 주민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지어졌다.


한편 단지 내 도서관이 관광 명소로 입소문을 타는 경우도 있다.

생활형숙박시설인 부산 협성마리나 G7 1층엔 ‘북두칠성 도서관’이 들어섰다.

이 단지를 지은 협성종합건설 장철원 사장이 지역 사랑과 독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을 단지 1층에 조성했다.

이 도서관엔 별자리 모양을 모티브로 설계된 7개의 원형 서가와 계단형태 서가가 있는 책오름광장 등이 조성돼 있다.

약 2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이미 독서족들에게는 부산의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입소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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