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힘든데"…삼성·SK '수천억대' 특허료에 진땀

【 앵커멘트 】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 반도체 기업에게 수천 억 원에 달하는 특허료를 지불해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반도체 한파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터라 부담은 더 커보입니다.
고진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삼성전자가 미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와의 특허 소송에서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평결을 받았습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고성능 컴퓨터에 사용되는 메모리 모듈이 넷리스트의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3억300만달러, 우리 돈으로 4천억 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습니다.

넷리스트와 자사의 기술이 다르게 작동한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겁니다.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5~6개월이 더 소요될 전망인데, 삼성전자는 법원에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SK하이닉스도 미 반도체 기업 램버스에게 10년간 5천8백억 원에 달하는 특허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0년 시작된 램버스와의 특허 소송 이후 일정 주기로 특허 사용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메모리 반도체 쪽에서는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반도체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던 미국 기업들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겁니다. 국내 기업들은 IP(설계자산)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하고 시빗거리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습니다.

양사는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4조 원대 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수천억 원대의 특허료 부담이 특히 크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최악의 반도체 불황 속에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