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때문에 2년 뒤가 두렵다"…갱신권 안쓴 월·전세 재계약 시 10% 넘게 뛰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일대 아파트 단지들 [사진 = 한주형 기자]
무주택자 주거안정 취지에 무색하게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월세보다 전세 세입자들의 보증금(월세는 환산보증금 기준) 인상 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임대료가 높은 중대형 아파트일수록 갱신권 사용 비율이 작은데 비해 보증금 인상 폭은 높았다.


16일 부동산R114가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작년 6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7만3700건 중 갱신계약(재계약)으로 신고된 4만9523건의 종전 및 갱신 계약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종전 월세 계약에서 갱신계약도 월세로 이뤄진 경우는 총 9805건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4220건의 환산보증금은 종전 5억2088만원에서 갱신 5억9221만원으로 13.7%(7133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간(월세→월세, 대부분 보증부 월세) 계약의 경우 갱신권(5585건)을 사용했을 때 보증금은 종전 5억4141만원에서 갱신 계약을 통해 5억5883만원으로 3.2%(1742만원) 올랐다.

갱신권 미사용 월세 재계약 상승률의 25%를 밑돌았는데 갱신권을 쓰면 직전 계약보다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없는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전세에서 전세로 재계약이 이뤄진 3만7492건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1만59건의 평균 보증금은 8570만원(4억7799만원→5억6369만원)으로 17.9% 뛰었다.

전세간 계약이 월세간 계약보다 상승 폭이 4.2%포인트 높은 셈이다.


전세간(전세→전세) 거래에서 갱신권을 사용한 2만7433건의 평균 보증금은 종전 4억9758만원에서 5억2079만원으로 4.7%(2321만원) 올라 역시 월세간 계약보다 상승 폭이 컸다.


전세 보증금은 계약 만기 후 세입자가 돌려 받는 돈이어서 임차인이나 임대인이 이자 형태로 내는 월세보다는 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주택형별 갱신권 사용 비율은 중소형보다 중대형이 적었다.

조사 기간 내 재계약이 이뤄진 4만9523건 중 전용 60㎡ 이하의 거래는 1만9049건, 전용 60㎡ 초과∼85㎡ 이하 2만1931건, 전용 85㎡ 초과는 8543건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 중 전용 85㎡ 초과의 갱신 사용 비율은 63.6%로 가장 낮은 반면, 전용 60㎡ 이하의 갱신권 사용 비율은 70.8%로 가장 높았다.

가장 거래량이 많은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67.5%가 갱신권을 사용했다.


임대차 3법 도입 당시 보증금이 높은 대형일수록 갱신권 사용 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소형일수록 갱신권이 더 많이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대형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갱신권 사용을 거부하고 높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해도 자녀 학업이나 직장 등의 문제로 이사가 어려워 갱신권을 사용하지 못했거나 세입자가 향후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을 고려해 일단 집주인 요구대로 보증금 등 임대료를 올려준 뒤 갱신권 사용을 다음으로 미뤘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중대형 거주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보증금 인상 대응 여건이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는 전월세 상한제 영향으로 조사 기간 내 계약에서 평균 인상률이 4.2%로 제한됐다.

이는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18.2%(4억8705만원→5억7580만원)의 25%도 채 되지 않는상승률이다.


이가운데 전용 85㎡ 초과 중대형 세입자는 종전 7억7295만원에서 9억3459만원으로 21.0%(1억6254만원) 임차보증금을 올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용 60㎡ 초과∼85㎡ 이하 18.3%(4억9795만원→5억8890만원), 전용 60㎡ 이하 14.3%(3억1317만원→3억5783만원)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신규 계약은 종전 계약 금액을 알 수 없지만, 지난해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 신고된 갱신계약은 종전 보증금과 월세 등 임대조건이 공개된다.

이때 월세를 모두 전세 보증금으로 환산했으며,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평균치인 4.1%를 적용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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