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 '900억원 먹튀' 사과에도 주주·금융당국 '싸늘'

【 앵커멘트 】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은 카카오페이가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앞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보도에 고진경 기자입니다.


【 기자 】
자사주를 매각해 470억 원에 달하는 차익을 얻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주와 직원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류 대표는 "스톡옵션 행사로 불편한 감정을 느낀 모든 분께 송구하다"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다시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 내정자도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임기 동안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에도 주주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먹튀' 논란이 불거진 후 한 달 새 19%나 폭락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사과 당일 4.25% 하락한 데 이어 오늘도 급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국내 공모주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청약 물량을 100% 균등배정해 많은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단기 매각 가능성이 적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경영진의 주식 매도에 대한 주주들의 배신감이 더욱 큰 이유입니다.

사과 이후에도 카카오페이 주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금융당국도 재발 방지 대책을 모색하고 나섰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진의 스톡옵션 보유 현황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거래소는 신규 상장 기업의 경영진이 일정 기간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마켓컬리와 쏘카 등 스톡옵션이 많은 혁신 기업 다수가 올해 상장을 앞둔 가운데, 경영진의 '먹튀' 사태가 근절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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