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 배곧대교 재검토 의견 부실조사 논란…시흥시 "행정심판 청구"

【 앵커멘트 】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를 잇는 배곧대교 건설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습지보존을 이유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논란이 일면서 주민들과 시흥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강유역환경청이 배곧대교 민관 합동현지조사를 벌인 건 지난 8일.

배곧대교가 지나는 송도갯벌이 습지보호지역인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기 때문입니다.

현지조사 6일 뒤 한강유역환경청은 "습지 생태계가 훼손되고 법정보호종의 서식지가 감소하는 등 환경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흥시에 사업 재검토를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현지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민들은 현장조사 시간이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한 시간도 채 안 됐다며 형식적인 조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류호경 / 배곧신도시 총연합회 회장
- "오랜 시간도 아니고 철조망 바깥에서 그냥 쳐다만 보고…이게 말도 안 되는 거죠. 분석을 하고 뭐를 하고 새들의 이동 경로를 자기네들이 직접 봐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없었다는 거죠."

현장 조사단은 물론 주민 의견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한 조류 전문가는 "배곧대교로 인한 습지 생태계의 훼손이 미비한 수준"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류호경 / 배곧신도시 총연합회 회장
- "그 교수님은 영향이 없다. 50평 그거(교각 설치) 한다고 해서 영향이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새들도 다 적응한다 습지 훼손하고는 전혀 무관하다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시흥시 역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의문을 드러냈습니다.

시흥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재검토 의견을 보낸 것은 사업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결과"라며 행정심판 청구 등 강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 인터뷰(☎) : 시흥시 관계자
- "유사 사례나 어떤 분석을 통한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저희는 생각이 드는데. 대부분 주관적인 검토인 상황인 것 같아서…너무 형식적인 조사 아니었나 싶기도 해서요."

한편, 한강유역환경청은 습지를 관찰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면서도 사전 평가를 거쳐 법정 기한 내 의견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
- "이미 평가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어서…저희가 조류 전문가가 한 분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검토 기관의 의견도 다 참고해서 의견 나간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길이 1.89km의 배곧대교는 과거 배곧신도시 설계 당시부터 계획된 기반시설로 민간자본 1904억 원이 투입돼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재검토 의견으로 사실상 백지화됐습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영상 : 박현성 기자[mkph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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