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마스크 쓰고 낮잠…코로나 시대 달라진 어린이집 생활
기사입력 2020-12-04 17:45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바뀌면서 아이들의 어린이집 생활도 크게 달라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보엄마 잡학사전-129] 아이들과 평일 저녁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네 살인 작은아이가 갑자기 거실로 나갔다.

장난감을 가지러 갔나 보다 했는데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왔다.

왜 마스크를 들고 왔냐고 물으니 아이는 마스크를 하고 자야 된다고, 마스크를 쓰고 자겠다고 했다.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자겠다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자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네 살 된 아이가 KF80 보건용 마스크를 쓰고 낮잠을 잔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마스크를 쓰고 자겠다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다 겨우 벗기고 재웠다.


그날 밤 잠을 설쳤다.

하루 종일 유치원에서 마스크 쓰느라 어지러웠는데 선생님이 마스크를 못 벗게 해 참았다는 큰아이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선생님 말이 곧 법과 같은 아이들은 밥이나 간식 먹을 때를 제외하곤 종일 보육·교육기관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성인도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면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생각하니 서글퍼졌다.

마음 같아선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마스크 없이 생활하도록 하고 싶지만 당장 내일 출근해 할 일이 산더미니 그럴 수도 없다.

그저 '숨 쉬기 힘들면 선생님 몰래 마스크 잠깐씩 벗고 숨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전부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바뀌면서 아이들의 어린이집 생활도 크게 달라졌다.

봄·가을에 가던 소풍도 없어졌고 체육·미술 등 특별활동도 사라졌다.

외부인 출입을 가급적 삼가면서다.

학예회를 비롯한 부모 참관 수업이 모두 없어졌고, 학부모 상담도 전화로 진행됐다.

부모 참여 수업이 사라지면서 휴가를 낼 필요는 없어졌지만, 아이들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사라졌다.

외출은 고작 어린이집 주변을 산책하는 게 전부고, 어린이집에서 보내주는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제 아이들은 마스크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마스크를 달라고 외친다.

가방에 여분의 마스크를 채워 넣는 것은 일상이 됐다.


우리집 풍경도 달라졌다.

주말마다 차를 타고 산으로 바다로 키즈카페로 수영장으로 다녔지만 올해 들어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밖에 나간 횟수는 손꼽을 정도로 적다.

되도록 집에 머물며 밥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겨울이 되면서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늘었고, 휴가철 계획을 세울 일도 없어졌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4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629명이나 됐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2주 뒤엔 하루 확진자가 1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도 아이들과 부모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얼마나 더 바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관할 지자체에 물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낮잠 잘 때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말이다.

담당자는 "공문에는 '보육활동 시 마스크 착용'이라고 돼 있지만 낮잠이 보육활동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그렇게까지 세부적인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원장들 재량에 따라 원마다 다를 것 같다며 오히려 아이들이 답답하지 않겠냐고 내게 반문했다.

지침도 없거니와 실태 파악조차 안돼 있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면 어린이집 원장들은 보수적으로 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2주간 셧다운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는 맞벌이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보다 세심한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권한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