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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판결과 따로 노는 금감원 제재 논란
기사입력 2020-11-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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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 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중징계를 예고하면서 법을 넘어선 금감원 측 제재 조치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18년 5월 윤석헌 금감원장 취임 이후 키코(KIKO) 사태를 시작으로 법원 판결과 상충되는 금감원 조치들이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26일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삼성생명 종합검사에 대한 징계안을 심의했다.

이날 제재심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는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 건이다.

암보험 약관을 보면 '직접적인 암 치료'에 해당하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은 뒤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때 여기서 받는 치료와 입원비가 직접적인 암 치료에 해당되는지 여부다.

2008년과 2010년, 2013년, 그리고 올해까지 내려진 네 차례 대법원 판결은 '후유증 완화를 위한 입원은 암 치료 직접 목적인 입원에 불포함' 등의 의견을 밝혔다.

즉 보험사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선 세 차례 대법원 판결을 기반으로 금감원은 2016년 10월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만 암 입원으로 인정한다'는 민원 업무 매뉴얼을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원장 취임 후 기류가 바뀌었다.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보험사들에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권고했다.

보험사들은 일부 민원에 대해서는 이를 지급했지만 나머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날 제재심에서 500여 건에 달하는 삼성생명 암보험 보험금 부지급 건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대법원 판례를 보고 문제가 있는 건을 선별했기 때문에 삼성생명에 대한 징계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이미 삼성생명에 대해 기관경고라는 중징계를 예고한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중징계를 받으면 앞으로 1년간 인허가가 필요한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해진다.

삼성생명이 대주주인 삼성카드는 대주주 징계 건으로 인해 신사업인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중단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받았고 금감원도 윤석헌 원장 취임 전에는 보험사에 같은 지침을 내려줬다"며 "같은 사안에 대해 원장이 바뀌었다고 다르게 판단해 버리면 사업의 연속성을 가져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올해 금감원이 DLF 사태에 관련해 은행 임원에게 문책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법원 시각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낸 금감원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금감원이 근거 규정으로 드는 법 조항들이 사전적·포괄적 위임 규정으로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행정처분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저축은행 이외 은행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 권한까지 금감원에 직접 위임한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 의문이어서 본안에서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DLF 판매 은행 CEO들에 대한 제재가 과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재 권한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이 은행 CEO들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또한 "금감원이 법적인 근거 없이 제재를 내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윤 원장은 '편면적 구속력'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분쟁 조정에서 금융 소비자가 조정안을 수락하면 금융사는 이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다.

DLF와 키코 등 분쟁 조정 결과에 대해 금융사들이 따르지 않거나 소송으로 맞서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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