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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위 노벨상 수상으로 주목받는 툴젠-원천기술 보유…8년 만에 미국 특허 등록
기사입력 2020-10-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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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이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한 두 명의 여성 과학자에게 돌아가면서 국내 기업 툴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에 공헌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수십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유전자가위 기술 개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불치병인 각종 유전 질환을 고칠 수 있어 최근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기술로 떠올랐다.

실제 이번 노벨상을 발표하며 노벨위원회는 “이 기술로 연구자들은 동·식물과 미생물의 DNA를 매우 정교하게 변형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과 유전병 치료의 꿈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유전자가위 관련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툴젠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관련 특허를 둘러싼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유전자가위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석중 툴젠 치료제사업본부장은 “크리스퍼 캐스9 유전자가위의 발명은 유전자 교정 기술의 ‘민주화’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과학계에 널리 활용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번 노벨상 수상을 통해 관련 산업의 투자 활성화와 함께 치료제 개발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귀병 치료에 획기적 전환
▷김진수 툴젠 창업자, 세계적 권위자
유전자가위는 특정 유전자에만 결합하는 효소를 사용해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세대별로 구분되는데 1980년대 1세대 유전자가위인 ‘징크핑거’를 시작으로 2세대 ‘탈렌’을 거쳐 2011년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교수가 3세대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캐스9’을 완성했다.


크리스퍼 캐스9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면역 시스템인 ‘크리스퍼’에 마치 가위처럼 DNA 염기서열을 자를 수 있는 단백질 ‘캐스9’을 결합한 기술이다.

1세대 가위는 성공률이 24% 정도에 불과했다.

4개를 만들면 하나 정도만 효율적으로 유전자 교정이 가능했다.

2세대 가위 성공률은 이보다 다소 높은 64~88%였다.

3세대는 이전보다 수백 배 이상 정밀하고 사용도 간편하다.

이 때문에 희귀 유전병 치료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전자가위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김진수 IBS(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수석연구위원은 두 수상자들이 세균 세포에서 확립한 원천기술을 동식물이나 인간 세포에 적용해 실질적인 치료와 농작물 개량에 응용할 길을 열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크리스퍼 캐스9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인공 장기 개발을 위한 ‘미니 돼지’나 병충해에 강한 쌀 등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탄생한 작품이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는 향후 5~10년 내에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 질환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년 유전자가위 한 우물
▷체내 교정방식으로 유전자 치료제 개발
1999년 김진수 수석연구위원이 창업한 툴젠은 20년 넘게 유전자가위 분야 한 우물을 파왔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은 툴젠을 비롯해 Sangamo, Cellectis, Editas, CRISPR, Intellia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라인선스인이나 M&A 등 외부 기술 도입 없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곳은 툴젠이 유일하다.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인체에 직접 주사해 몸 안에서 유전자 교정을 하는 ‘In vivo(체내) 교정 방식’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체내 교정 방식은 ‘Ex vivo(체외)’ 방식으로 조작이 어려운 장기와 세포를 목표로 할 수 있어 적용 가능한 질병의 범위가 넓고, 인체 내 유전자를 직접 변형해 영구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툴젠의 핵심 파이프라인은 손과 발 근육이 쪼그라드는 난치성 신경질환 ‘CMT(Charcot-Marie-Tooth)’다.

국내 약 1만여명, 전 세계 약 140만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툴젠은 삼성병원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CMT1A 질환에 대한 유전자 교정 치료 효과를 동물 실험에서 입증했고, 올해 말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지난 4월 전임상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희귀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 혈우병 등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가위는 동식물 유전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분자 육종 기술로도 활용된다.

툴젠은 일반 콩(20~40%)이나 올리브(70%)보다 더 높은 올레산(Oleic Acid) 비율(85%)을 가진 콩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중앙아시아에서 소규모 재배를 통해 검증을 진행 중이다.


▶8년째 미국서 특허 전쟁 中
▷글로벌 특허 분쟁은 현재진행형
최근 미국 특허청이 그동안 거절해왔던 툴젠의 크리스퍼 캐스9 관련 원천기술 특허 등록을 8년 만에 허가한 것도 호재다.

코넥스 상장사인 툴젠은 미국 특허 등록 소식이 알려진 지난 10월 5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툴젠은 지난 8년간 하버드·MIT 공동연구팀인 브로드연구소, UC버클리 연구팀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특허를 놓고 분쟁을 겪어왔다.

2012년 5월 UC버클리의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를 가장 먼저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다.

같은 해 10월과 12월 툴젠과 미국 브로드연구소도 각각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를 출원했다.

브로드연구소는 출원은 가장 늦었지만 신속심사제도(패스트트랙)를 활용해 가장 먼저 특허 등록에 성공하면서 특허권을 선점했다.

이에 UC버클리가 권리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진핵 세포에 대한 효과에서 앞선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줬다.


UC버클리는 2018년 특허 등록 이후에도 새로운 저촉심사(동일한 발명을 주장하는 출원인이 2명 이상일 때 최초 발명자를 정하는 제도)를 계속 신청하고 있어 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툴젠은 이번에 분할출원 방식으로 특허 등록 허가를 받았다.

원천기술 특허를 여러 개로 쪼개 출원하는 방식이다.

브로드연구소와 UC버클리 역시 30~50여개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가 미국에 출원돼 있다.


한동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툴젠은 브로드연구소보다 진핵 세포에 대한 적용 기술을 빠른 시기에 미국에 가출원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과 호주, 유럽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다만 특허 분쟁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각 국가에 대해 개별 등록과 출원이 필요하다는 점과 각국에 등록된 특허의 범위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단일 업체의 특허 독식구조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시장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특허 탈취 논란도 관건이다.

김진수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유전자가위 특허 기술 탈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이 정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툴젠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쟁점이다.

툴젠과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0호 (2020.10.21~10.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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