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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손자까지 주식 합산…논란많은 대주주 요건 손볼듯
기사입력 2020-09-2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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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의 공격적 매수로 코스피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4분기 증시를 놓고 염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꾸준히 순매도하는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버팀목 역할을 해왔는데 연말 기준 단일 종목 보유 규모가 3억원을 넘으면 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회피 물량폭탄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였다.


연말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일단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 자격을 갖게 되며, 내년 4월 1일부터 연말까지 해당 종목 매매를 통해 얻은 양도차익의 22%(지방소득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는 것이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의 골자다.


작년까지도 이런 정책 때문에 매년 연말이면 대주주 적용 회피를 목적으로 한 매도가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작년 말 10억원에서 올해 3억원으로 기준이 낮아지면 대주주 대상이 확대돼 그만큼 매도세가 더 심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은 2018년 4월 1일 이후 매도 시 직전 연말 25억원 기준이었는데 2021년 4월 1일 이후 매도 시엔 직전 연말 3억원으로 매년 낮춰졌다.


한국조세정책학회가 낸 2018년 발표 자료를 보면 2018년 말 기준 코스피 또는 코스닥에서 단일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로 간주되는 투자자는 1만8334명이었다.

보고서 발표 당시 조세정책학회는 3억원으로 대주주 기준이 강화될 경우 대상자가 7만5486명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했는데 올해 개인들의 증시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대주주 적용 대상자는 1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주주 판단 시점이 연말 주주명부 폐쇄일이다 보니 연말에 주식을 회피해 대주주 기준을 피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에서 연말이면 어김없이 약세장이 펼쳐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이 한국거래소 2010년 1월~2019년 12월 투자자별 월별 주식 거래 행태(누적 순매수)를 조사한 결과 1~11월 코스닥에서 월평균 2274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투자자들이 12월에는 2817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도 대주주 기준에 변화가 없다면 연말에 개인들이 매도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고 기관과 외국인은 이를 감안해 먼저 매도에 나서는 '치킨게임'을 펼칠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은 "대주주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매도했다가 연초에 다시 사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세수를 쌓는 실익은 없으면서 증시에 부담만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기준이 본인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특수관계자'라고 해서 직계존비속까지 포함해 주식을 합산하는 것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비판하는 부분이다.

부모, 조부모, 자녀 등 독립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 보유분까지 포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부모나 자식과 주식 거래나 보유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유하지 않는 한 자신이 대주주인 줄도 모르고 거액의 양도세를 내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편중된 가계자금을 자본 시장으로 유도해 자본 시장이 국민 재산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식 양도세 5000만원 비과세 등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확정하고 2023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지금 대주주 과세는 2023년이면 무리 없이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3억원으로 대주주 기준을 낮추면 조세 저항과 현장에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주주 기준 3억원 하향의 대안으로는 일단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1년 4월 1일 매도분에 대해 3억원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10억원으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증권 업계와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요구해온 사안이다.

금액 기준 조정이 어렵다면 대안으로는 가족 합산 기준을 완화해 개인 보유분에 대해서만 대주주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
이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를 만나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대주주 요건을 완화해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대해 김병욱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당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행령 개정 논의가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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