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광고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소비자가 쌓아둔 `페이 충전금`…업체가 날려도 감시규정 없어
기사입력 2019-11-20 19:49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 페이 안전성 논란 ◆
한 고객이 이마트에서 SSG페이로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페이 서비스 가입자(중복 가입 포함)는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사진 제공 = 신세계I&C]

"내가 쿠팡에 넣어 놓은 '쿠페이머니'는 안전한가요?" 금융당국이 쿠팡 간편결제인 '쿠페이머니' 관리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페이' 안전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을 비롯해 신세계 롯데 등 각 유통 업체들이 '페이'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만 이들의 선불금 충전 서비스는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쿠팡을 비롯한 각 유통 업체들은 고객들이 '페이'를 이용해 물건을 사고 남은 잔액인 '미상환 잔액' 규모를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페이'를 구성하는 계좌 이체, 카드 결제, 선불 충전금(페이머니) 비율도 공개하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상황이 다르다.

유통 업체 간편결제인 '페이'는 은행 예금과 달리 보호 대상이 아니다.

업체가 보유한 고객 돈을 위험 자산에 투자했다가 선불금 잔액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거나, 업체가 파산했을 때 환급 관련 규정이 없다.


금융당국의 감독 규정에 따르면 간편결제 업체는 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경영지도 기준이라 강제성이 없다.

쿠팡이 이 기준을 지키지 않아 '경영유의'라는 경고 수준의 조치를 받았지만 준수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행 규정으로는 제재할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


유통 업계에서 '페이'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객들이 선불로 낸 충전금의 미상환 잔액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미상환 잔액 중 일정액을 금융기관에 '에스크로' 형태로 별도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방법, 은행 예금처럼 '보호 한도액'을 정하는 방법 등 이용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핀테크지원센터장)은 "페이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이참에 선불 충전금 등에 대한 종합적인 규제 체계를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도 알리페이가 커지자 당국 차원에서 선불 결제액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간편결제 서비스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한 전체 결제 금액은 80조1453억원으로 간편결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6년(26조8808억원) 대비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용 건수 역시 23억8000만건으로 2년 전(8억5000만건)에 비해 2.8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전체 가입자(중복 가입 포함)는 1억7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별로는 △금융회사 △전자금융업자 △단말기 제조사로 나눴을 때 유통 업계를 포함한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금액이 30조9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유통가에서 '자체 페이'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이커머스 환경에서 페이가 주는 '편의성' 때문이다.

'내 손안의 쇼핑'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모바일 쇼핑 시대에 한 축이 배송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결제다.

원하는 상품을 여러 쇼핑몰에서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면 얼마나 빨리 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쉽게 결제가 가능한지가 쇼핑 경험을 좌우한다.

유통 업체들은 자체 페이를 도입하며 복잡했던 온라인 결제 단계를 확 줄였다.

몇 단계씩 인증을 거쳐야만 사용 가능해 한국 온라인 결제 시스템상 고질병으로 불렸던 '인증' 대신 모바일 쇼핑 업체들이 자체 페이를 만들고 있다.


'페이'를 통해 유통 기업들이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페이 경쟁'을 벌이는 또 다른 이유다.


'페이'는 고객을 붙들어놓는 '록인(lock-in)' 효과도 강하다.

11번가에 따르면 '시럽페이' 출시 이후 신용카드 결제 고객 중 25~30%가 간편결제를 이용했으나 11페이로 개편한 이후에는 이 비중이 40%까지 올랐고, 올해는 십일절 페스티벌과 연계해 사용자 비중이 60%까지 뛰었다.


11번가 관계자는 "간편결제 특성상 한번 편리함을 경험하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여러 사이트를 옮겨다니며 할인 폭이 큰 미끼 상품만 구매하는 '체리피커족'을 단골 고객으로 붙드는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페이 결제의 편의성이 커질수록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현재 국내 페이 업체들은 쿠팡 쿠페이를 제외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결제 시 인증번호 입력 절차를 최소 한 단계 이상 둔다.

이에 대해 한 온라인몰 관계자는 "쿠팡처럼 인증 단계를 아예 없애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부정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 최소 검증 단계를 남겨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페이 안전성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부정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통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비밀번호 입력을 추가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평소 1만원대 상품을 주로 구입하는 고객이 100만원대 제품 결제를 시도할 때 이런 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김기정 기자 / 이유진 기자 /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