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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
기사입력 2019-09-1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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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9월 22~26일 유엔총회에 참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북·미 핵 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난제를 한미 간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노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

어느 때보다 우리 측의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회담이다.


9월 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하였다.

9월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핵 실무회담을 미국에 제안하였다.

청와대는 여기서 우리의 역할을 찾으려고 한다.

어렵다.

핵 협상은 북·미 간에 이미 설정된 두 가지 테두리 안에 갇혀 있다.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소 두 가지가 핵심이다.

그런데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제재를 해소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월 정상 간 하노이 북·미협상이 깨진 이유다.

청와대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북한이 불가역적인 핵 문제 해결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영변 밖의 다른 지역에 더 많은 핵 시설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적어도 영변 밖까지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신고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모든 핵시설을 신고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경제제재 해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뚜렷하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검증된 다음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의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선거를 앞두고 핵 문제 해결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다.

표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를 바꿀 수도 없다.

북·미 간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소 사이의 간극은 아주 크다.

우리는 이를 인정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때를 기다린다는 관리의 대책으로 나가야 한다.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운전자 이론이나 톱다운 방식을 가지고 북·미 간의 간극을 깨려고 한다면 비생산적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 6월 이후 7차례 미사일 실험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심이 없다.

미국이 동맹국 안보에 관심이 없다면,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에 대하여 한국과 일본이 궁극적으로 핵 무장의 길로 가게 될 유혹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하였고, 11월 23일 시한이 다가온다.

지소미아는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본격적으로 하던 2016년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체결됐다.

이것을 우리는 반일 감정으로 지난달 파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와대는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의회를 포함한 조야가 모두 파기 결정에 반대한다.

한미 간의 오해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소미아가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이것이 안보 문제인지 반일 문제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지소미아는 한일 간 문제를 넘어서 우리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다.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의 간극과 지소미아의 본질을 직시한다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다.


[최영진 前 주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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