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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부채비율 880%…유휴자산 팔아 빚부터 갚아야"
기사입력 2019-08-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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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부 대표 인터뷰 ◆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CGI 본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강성부 KCGI 대표가 대한항공 재무제표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대담 = 임상균 증권부장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2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가 한진칼 지분 취득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로 가다간 대한항공은 물론 국내 항공사가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매일경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IFC에 위치한 KCGI 본사 사무실에서 그와 2시간30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내 그는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을 일컬어 '우리'라고 표현했다.

한진칼 주요주주로서 대한항공에 대한 강한 애정을 아낌없이 피력한 것이다.


강 대표는 "한진칼에 투자한 이유는 고배당도, 단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아니다"며 "한진칼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기업가치가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는 반면 기업가치 개선 실현가능성(feasibility)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업에 대한 그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본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얻기 위해 한진칼 주식을 샀나.
▷그동안 수차례 아니라고 얘기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 경영권을 노리고 들어가지 않는다.

KCGI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다 보니 법령상 10% 이상 지분을 사야 한다.

한진칼 지분을 15% 넘게 사들인 이유는 우리의 주장이 오너 일가에게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또는 우리의 대리인이 직접 경영권을 잡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경영권이나 단기 주가 차익 등이 목표가 아니라면 왜 투자했는가.
▷기업가치 향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회사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인수·합병(M&A) 매력도와 기업가치 개선 실현가능성이다.

M&A 매력도는 우선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당기순이익을 차감한 숫자를 본다.

현금흐름 창출 능력인 EBITDA보다 당기순이익이 현저히 적다면 회사 내에서 비효율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울러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과 비효율적 유휴자산이 많을수록 매력도가 올라간다.

그만큼 시가총액 개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업이다.


―현시점에서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저평가되고 매력 있는 기업이라도 망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

누군가 현 상황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

처음에는 주요 주주로서 경영진 배임 여부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려했는데 최근 실적은 단순 감시로 가능한 영역을 벗어났다.

대한항공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이익을 못 내는 항공사는 고객 안전을 보장 못한다.

최근 대한항공 등 한국 국적 항공사의 글로벌 고객 서비스 순위가 하락하는 점은 우려스럽다.


―항공업에 대해 위기라고 진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2의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양대 항공사 모두 부채비율이 과도하다.

최근 원화 약세로 외화부채에 대한 환손실 우려도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변화에 대한 의지는 안 보인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884%로 코스피200 상장사 중 금융사를 제외하곤 1위다.

지난해 말 코스피200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이 110%다.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관점에서 볼 때 굉장히 민감한 수치다.


―본래 항공사는 사업 구조상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

글로벌 경쟁 항공사에 비하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다.

경영 실패의 결과라고 판단한다.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에쓰오일을 팔고 부실위기에 처한 한진해운을 인수한 것도 대표적인 실책이다.

2010년 이후 글로벌 항공사들이 저금리 효과를 보면서 많은 이익을 냈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그렇지 못하다.

올 2분기만 해도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델타항공 등은 순이익이 각각 60%, 45% 급증했지만 대한항공은 연결기준으로 3963억원 적자를 냈다.


―조원태 회장 등 한진 3세들 경영능력을 부정하는 것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한진그룹에서 발표한 비전2020 등과 관련해 실제 변화 움직임도 없다.

그간 보여준 게 없다는 점에서 실망스럽고 심지어 우리와 대화도 거부했다.

조현민 전무가 경영에 복귀했고 조현아 전 부사장도 복귀 움직임이 있다.

이들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경영을 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한진그룹에 필요한 처방은 무엇인가.
▷전문경영인과 오너경영인 중 어느 것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현시점은 회사를 살리는 게 급선무이고, 이를 이끌어갈 전문경영인 체제가 절실하다.

이것이 힘들다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들어가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구조조정을 인원 감축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직원을 늘려야 한다.

최근 수년간 운항 기체는 늘어났는데 인력은 전혀 늘지 않았다.

승무원 등 직원 피로감이 상당한 상태다.

항공우주사업부 사업도 확장해야 한다.

다양한 기종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취항 항공기 중 못 고치는 비행기가 없는데 정작 국내 경쟁 항공사들이 해외에서 기체를 수리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돈은 벌지 못하고 부채비율을 늘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호텔사업부를 매각하는 한편 송현동 용지 등 불필요한 유휴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KCGI 출자자들이 최근 한진칼 주가 하락으로 일부 이탈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 코스피가 KCGI의 한진칼 투자 당시 2300선에서 최근 20%가량 하락했다.

반면 KCGI의 한진칼 투자는 여전히 20%가량 평가이익 상태다.

시장 대비 40% 우수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출자자 상당수가 과거 요진건설 투자 당시 출자자로 상호 신뢰가 두텁다.


―출자자들은 누구인가.
▷중국계 자본설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외국계 투자자를 현재까지 전혀 안 받았다.

국내 기업 자금이 가장 많고 헤지펀드, 개인투자자 등도 있다.

투자 관련 주식담보대출 상환 요구 소식 때문에 최근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 제의가 들어온다.

추가로 대출받을 생각은 전혀 없으며 현재 6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도 차차 상환한다는 복안이다.


―왜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인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는 기업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채찍질하는 한편 상속 관련 오너들의 탈출구를 만들어주는 당근도 제시한다.

KCGI가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투자한 이노와이어리스가 한 사례다.

이노와이어리스 오너는 일부 지분을 회수해 노후 대비를 할 수 있었고 LIG넥스원은 콜옵션을 통해 추후 이노와이어리스 보유 원천기술을 선점할 권리를 얻었다.

주가도 오르며 높은 펀드 수익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유익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1~2년 단기투자가 아닌 끊임없이 앙가주망(engagement)하는 것, 그것이 KCGI의 존재 이유다.


―공모펀드로는 역부족인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했더니 결론은 주가지수에 '몰빵' 투자가 된 형국이다.

시장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차별화된 수익도 낼 수 없다.

게다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이라는 '용광로'의 온도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 강성부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장을 거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대우증권 시절 기업 지배구조 중요성을 파악하고 2005년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통해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5년 4월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인 'LK파트너스'에 합류해 요진건설 지분 투자에 힘을 보탰다.

LK파트너스는 55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요진건설 지분 45%를 취득했고, 2년 반 만에 지분을 되팔아 두 배 이상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2018년 9월 KCGI를 설립했다.

펀드 개설 1개월여 만에 1400억원의 투자 자금을 모았다.

지난해부터 한진칼, 한진 지분을 각각 15.98%, 10.17%(이상 6월 말 기준) 취득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정리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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