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돌풍]후각을 넘어라 ‘전자코’

해독 불가능한 암호를 만들어내고, 사람이 맡지 못하는 냄새를 감지해 위험물질을 찾아낸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미래 사회를 안전하게 지켜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 중 유망한 기술로 전자코가 꼽혔는데요.

전자코는 한마대로 대신 냄새를 맡아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람의 코 기능을 디지털화한 것인데요.

유진투자증권 명동지점 김영재 부장과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전자코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기술 원리를 가지고 있나요?

-전자코는 한마디로 사람 대신 냄새를 맡아주는 전자적 장치입니다.

사람의 코 기능을 디지털화한 것으로서 특정 냄새 성분과 각 센서의 반응을 전기화학적 신호로 나타내 패턴화해서 냄새를 감별하는 장치입니다.

이렇게 전자코를 사용하면 유해성 물질인지 여부를 직접 냄새 맡지 않고도 알 수 있어서 식품, 의료, 환경분야에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합니다.

전자코의 기술적인 작동 원리는 사람이 냄새를 맡는 원리를 본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코에 냄새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들어오면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을 합니다.

그 다음 신경세포에서 전기신호가 만들어져 뇌로 전달되면 뇌가 이를 분석해 어떤 냄새인지 알아내게 되는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전자코에는 사람 대신 냄새를 감지하는 센서, 이를 패턴화하는 신호변환기, 변환된 신호를 해석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냄새를 반복적으로 학습한 뒤 기존에 기억된 패턴과 비교해 구분할 수도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2. 현재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1980년대 전자코를 최초로 개발한 곳은 영국 워윅대학이며 군사적 목적으로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됐었습니다.

미국 노마딕스사가 화약냄새를 인식해 지뢰를 탐지하는 '피도'라는 전자코를 개발했고, 유럽연합 여러 국가는 생선의 신선도를 판단할 수 있는 '생선코(Fish-Nose)'를 개발해 보급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스 센서와 패턴인식 기법을 적용한 500개 정도의 고정용 및 휴대용 전자코 시스템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중입니다.

그 중 전화기에 전자코를 부착해 통화하는 사람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됐고, 환경·군사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자코의 기능이 고도화 되면 농산물의 원산지 판별, 값싼 원료를 이용해 제조한 식품 판별, 농약 오염 여부 판단, 음식점의 음식 신선도 판별, 포장재의 초미량 유해물질 판단도 전자코 하나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자코는 의료용 진단기기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몸 상태에 따라 호흡할 때 나오는 특정 성분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하는데 예를 들어 간경변증에 걸리면 숨쉴 때 지방산 성분이, 그리고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 암모니아 냄새의 트리메탈아민이 나오는 것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폐암 환자는 알칸과 벤젠의 혼합물을 내뱉게 되는데 이러한 것도 진단함은 물론 더 나아가 유방암의 병기까지도 판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번 세월호 참사에 전자코 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전자코' 시스템을 활용해서 앞으로 수색할 곳 6개 지점이 선정된 것입니다.

사고대책본부는 최근 세월호 선내에서 채취한 시료 54개를 전자 코 시스템으로 비교 분석하여 실종자가 나오지 않은 곳 중 일반 표층수와 냄새 패턴이 다른 6개 지점을 선정한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코를 대신할 전자코는 향후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질문3. 상용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은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중적인 상용화에는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것은 재현성이 높은 센서가 전자코 기술의 핵심인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수율이 안 잡히는 것이 문제인데 생산된 1000여개의 센서 중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것은 고작 20~25개뿐인 것입니다.

수율문제도 있지만 부품을 소형화하고 패턴 인식 기법 기술을 다양화하는 것도 대중적 상용화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질문4. 전자코 시스템 그리고 기술과 관련 있는 기업들은?

-해외 전문기업으로 영국의 아로마스캔 과 네오트로닉, 프랑스의 알파 MOS, 대만의 킨윈인터내셔널, 일본의 피가로 엔지니어링, 미국의 스미스디텍션 등이 전자코 시스템을 개발 판매 중입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전자코 시스템을 개발하여 판매중인 기업은 없다고 보이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태현 교수가 질병 진단，식품，환경 감시에 사용하는 '바이오 전자코'를 연구하는 등 전자코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코와 관련하여 유사한 분야인 스마트 헬스케어 센서를 진단 뿐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씨젠, 바이오니아, 마크로젠, 디엔에이링크, 테라젠이텍스 등이 있습니다.


이창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