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뉴C클래스, 스포티세단의 '뉴노멀'…주행 역동성·꽉조인 안정감



면상은 고운데, 온몸이 근육으로 둘러싸인 몸짱 꽃미남.

아직 앳된 미모에 뽀얀 피부를 가졌지만, 36-24-36의 육감적인 몸매를 갖춘 베이글녀.

반전의 미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중들이 선호하는 코드다.

양립하는 두 가치를 모두 취하려는 대중들의 '욕심'이 점점 강해지며, 최근에는 문화는 물론 상업적 코드로도 잘 드러난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2000년대 후반 이후 출시된 차들은 대부분 일종의 '야누스의 얼굴' 시리즈였다.

점잖은 외모지만 알고보면 근육질인 BMW의 M시리즈, 겉모양은 스포티하지만 정통 세단에 가까운 폭스바겐 뉴CC.

여러 차들이 이런 컨셉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대다수의 차들은 오히려 어정쩡한 포지션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뉴C클래스를 통해 반전 매력에 도전했다.

이전까지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실망을 준 적 없는 벤츠이기에 기대감 역시 높다.

안정감 과격함, 부드러움과 딱딱함.

시승결과 뉴C클래스는 이 스펙트럼 중간에 어느 곳에서도 머물지 않고, 상반된 두 가치를 뽑아낸 걸작이었다.

그야말로 '올 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C클래스'였다.



벤츠는 지난 2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뉴C클래스의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벤츠는 이번 행사를 위해 C클래스 20여대와 독일 본사의 드라이빙 아카데미 소속 운전 강사 5명을 투입했다

시승행사에서는 가속력과 코너링·안전성 등 다양한 성능을 엿볼 수 있는 슬라럼·고속주행·핸들링·차선변경·택시드라이브(강사운전) 등 5코스로 한나절 가량 진행했다.

차량은 주로 가솔린 모델인 C200 아방가르드와 C220 블루텍 아방가르드를 사용했다.

C200 아방가르드는 1991CC에 184마력, 최대토크 30.6kg.m이고, C220아방가르드는 2143CC,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다.

우선 외모는 정통 대형 세단의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이전 모델이 직선에 의존했다면, 곡선을 충분히 활용해 입체감을 살렸다.

좌우 라인은 매끈하게 빠졌지만 상하 라인이 충분히 굴곡진 디자인.

뉴S클래스의 축소판이란 표현이 걸맞았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는 크기를 줄였지만 라디에이터그릴은 확대해 SLS를 연상케 했다.

전장은 100mm, 전폭 40mm, 축거 80mm 등 차체나 실내는 이전모델보다 커졌다.



실내 몸을 실어보니 먼저 아늑한 가죽시트가 몸을 감싼다.

대시보드는 크롬과 우레탄을 적절히 섞어 고풍스러웠고, 공조장치는 심플하게 구성됐다.

환풍기는 스포츠카처럼 철제 느낌에 크기 또한 컸다.

바닥과 시트는 이음선이나 홈이 거의 없고, 평평한 느낌이라 안락함을 더했다.

시동을 거니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몸에 맞게 조여준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선명하고, 계기판은 한눈에 알아보기 쉬웠다.

커다란 네비게이션은 공조장치 위에 빼내 가시성을 높였다.

콤포트·스포츠·스포츠플러스 모드로 주행 모드 설정이 가능했다.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기어와 서스펜션·자동차안전성제어장치(ESP) 설정이 모두 달라져 모드마다 마치 다른 차를 모는 듯했다.

엑셀을 밟으니 엔진의 구동이 손으로 전해졌고, 서스펜션은 딱딱해 노면의 감각이 둔부로 전해진다.

그러나 차체의 느낌은 부드러워 충격이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상반신은 편안한 느낌이었다.

엑셀은 부드러웠고, 브레이크압은 확실했다.

곡선주로와 직선주로 모두 90점 이상을 줄만큼 주행성능은 뛰어났다.

곡선주로에서는 벤츠의 강점인 전자차체제어장치(ESP) 시스템이 힘을 발휘했다.

시속 80km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스티어링휠 갑작스레 좌우로 꺾어도 미끄러짐 없이 자세를 바로 잡는다.

급속한 방향조정으로 오버스티어링이 발생해도 뒷바퀴가 이를 잡아주는 느낌이 확실해 미끄러짐은 없었다.

커브에서 예리하게 꺾이는 맛은 없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세단으로는 반응·느낌 모두 적절했다.

급회전 후에 커브를 빠져나오는 지점에서 가속을 해봤더니, RPM은 잠시 시간을 두고 반응했다.

위험 상황에서 운전자 실수로 엑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ESP시스템이 차량 구동까지 제어하는 것이다.

또 급선회할 경우엔 창문이나 선루프가 모두 자동으로 닫히고, 안전벨트도 당겨져 몸을 잡아준다.

비상상황시 몸이 쏠려 운전대를 놓치는 일을 방지하고, 운전자가 창 밖으로 튕겨나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4㎞ 구간의 고속주행 코스에서는 주행 중에 시속 140km에서 160·180km로 단계적으로 올린 뒤 200km로 계속 달렸다.

디젤 모델로도 200㎞ 넘는 속도에서 소음이 거의 없었고, 차체도 약간의 미동만 있을 뿐 안정적으로 치고 나갔다.

에어컨을 최대한 올렸음에도, 30~40km 정도는 더 속도를 올려도 무방한 느낌이었다.

벤츠는 올해 국내 판매 3만대를 목표로 선봉장에 뉴C클래스를 내세웠다.

벤츠는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뉴C클래스를 비교적 빠른 시기에 한국에 내놓았다.

벤츠의 의지와 자신감이 드러나듯 뉴C클래스는 이전모델과 100% 달라진 모습으로 올해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케 했다.

한편 뉴 C클래스는 총 4개 라인업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뉴C200 4860만원(부가세 포함), 뉴C200 아방가르드 5420만원, 뉴C220 블루텍(디젤) 아방가르드 5650만원, 뉴C220 블루텍(디젤) 익스클루시브 5800만원 등이다.

김유경 기자(neo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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