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 농촌 마을 찾아간 이재명…“안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햇빛·바람 연금이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차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나선 5일 오후 경기 여주시 구양리 마을회관을 찾아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태양광·바람, 다 우리 모두의 것이잖아요. 태양과 바람 같은 자연력은 우리가 모두 함께 누리는 정상적인 나라, 함께 만들어보시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인구 150명 남짓 농촌 마을인 경기 여주시 구양리를 찾았다.

구양리는 전국 최초로 마을공동체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운영하고, 이렇게 발생한 수익 전부를 마을 공용 셔틀버스·식당 운영 등 주민 복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후보는 “주민 모두가 좋은데 이익을 빼앗기는 사람은 방해하려고 한다”며 “(이들의 방해를 해결하는 것은) 행정력의 문제고 이는 정치력의 문제로 이어진다.

투표를 잘해야 한다”고 지지를 촉구했다.


이 후보는 구양리 모델을 통해 경기지사 시절 시도했던 ‘농촌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장려가 예상된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날 구양리 주민과 간담회에서 “전국 외곽 지역에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이런 햇빛·바람 연금을 최대한 만들어야 한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경제 멘토’로 꼽히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원헌드레드(100개)의 구양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양리 같은 마을 100개를 전국에 만들겠다는 포부다.


구양리가 다른 농촌과 다른 점은 마을 협동조합을 결성해 공용자산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태양광발전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 역시 공용자산이기 때문에 마을이 공동으로 소비한다.


현재 구양리에서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는 △작은말 창고(1호) △큰말 창고(2호) △체육 용지(3호) △풋살구장 주차장(4호) △농지1(5호) △농지2(6호) 등 총 6개소, 997.92㎾(킬로와트) 규모다.


구양리에서 발생하는 발전 순수익은 월 1000만원 정도다.

전주영 구양리 이장은 “시설 설비를 위해 받은 융자 원리금을 공제하고도 매달 평균 순이익이 1000만원 정도 나온다.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는 아직 한 장도 팔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마을 발전소 설치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추진하는 ‘햇빛두레’ 지원 사업이 큰 도움이 됐다.

마을 공동체가 주도해 마을 내 공용지에 상업용 태양광발전 설비를 갖추고 그 이익을 공유하는 경우 1㎿(메가와트)에 한해 여러 개 입지를 하나의 발전 사업 허가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사업에 선정되면 REC 우대 가중치(0.2)를 부여하고 태양광발전 설비를 위한 융자를 정책자금을 통해 장기·저리로 지원한다.


햇빛두레 사업을 처음 기획한 최재관 민주당 경기 양평·여주 지역위원장(전 대통령비서실 농어업비서관)은 “구양리에서 이 사업을 준비하고 나서 산업부에서 사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해줬고, 공모를 통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면서 “융자 덕분에 주민들은 자비 부담 없이 복지를 누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구양리가 특별한 점은 단순히 신재생에너지로 돈을 벌었다는 점이 아닌 수익을 마을 복지에 투입해 지속가능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마을은 발전 수익으로 전업 사무장을 채용하고 9인승 승합차를 구매해 주민 전용 콜버스이자 셔틀버스로 활용하고 있다.

또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마을 주민에게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비와 인건비는 모두 발전 수익에서 충당한다.


이 후보 역시 이러한 선순환 구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주민 간담회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부실화될 일도 없는 사업”이라며 “소멸해가는 농촌에 현재로서는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냐. 행정 지원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구양리 햇빛두레 사업의 경우 현재 1㎿ 수준인 마을 공동 발전량을 매년 지출되는 가구당 평균 250만원 수준의 냉난방비를 발전 수익으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인 4~5㎿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농가에 큰 부담이 되는 고정비를 발전 수익으로 해결해 사실상 ‘에너지 자립 마을’로 발돋움하겠다는 발상이다.


한편 국회에는 구양리와 같은 마을 협동조합 형태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돕는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 지원 관련 법안이 여야에서 여러 건 발의돼 있다.

여야가 모두 발의할 정도로 중요성이 인정된 만큼 적절한 시기에 법안의 처리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 위원장은 “이를 위해서는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 지원법’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양리 햇빛두레 발전소 표지. [사진=전형민 기자]
구양리 햇빛두레 발전소 1호. 마을 공용 농기계 창고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올렸다.

[사진=전형민 기자]

구양리 햇빛두레 발전소 4호. 마을 풋살장 옆 공터 주차장에 태야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지붕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전형민 기자]

[여주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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